더 이상 못생길 수 없다…더 이상 맛있을 수도 없다.
- 마산 아구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가곡 가고파> 중
<거칠고 투박하게 빨간 양념옷을 입었지만 뽀얀 속살은 담백하기 이를데 없는 아구찜>
"내 고향 남쪽바다, 안녕?" 남녀노소 누구나 만나면 반갑게 손을 들어 하는 인사"안녕"을 마산 앞바다에 건내 본다. 가곡 가고파의 푸른 물, 잔잔한 고향 바다가 바로 마산 앞바다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곡 가고파 가사 마냥, 친근한 외할머니댁에 놀러 온 마냥 마산앞바다를 향해 "안녕~"하는 인사가 절로 나온다. 마산이라는 주제어에는 가곡 "가고파" 외에도 아구찜이 항상 함께 한다. 썩 보기가 좋지 않아서, 그래도 버리기 아까워 요리해 봤더니 맛이 좋아 아구찜이 탄생했다는 얘기 속에는 마산앞바다를 주무대로 생활한 마산사람들의 삶이 오롯이 묻어난다. 거친 사투리와 투박한 행동은 못생긴 아귀가 빨간 양념옷을 입은 것과 짝을 이루고, 양념 속의 뽀얗고 담백한 속살은 마산사람들의 순박한 마음에 비유하고 싶다. 무뚝뚝한 음식, 알고 보면 마음 씀씀이 따뜻한 음식, 마산 아구찜이다.
자장면 보다 짜장면이 맛있듯 아귀찜보단 아구찜!
마산 오동동 아구찜거리
마산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많은 응답은 자유무역지역이라는 것. 그리고 그뒤를 잇는 것이 바로 아구찜이다. 아구찜 얘기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것은 아구찜의 이름에 관해서다. 아구찜은 사전상 없는 말이다. 아귀의 사투리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 하지만, 자장면이 표준어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구할 이상이 "짜장면"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잘못된 표현인 "아구찜"을 "아귀찜"으로 바로잡기란 여간내기가 아닐 듯 싶다.
못생겨서 물속으로 텀벙~
아귀에게는 아구 외에 물텀벙이란 애칭(?)도 있다. 물텀벙은 애칭이라기보다 별칭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이 물텀벙이란 별칭이야말로 아귀를 설명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단어다. 어부들이 그물에 딸려 올라온 이 녀석을 바다로 다시 집어던지면 텀벙~ 하는 소리를 내며 빠진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은 것. 그럼 왜 이녀석은 그물에 딸려 오자 마자 다시 물속으로 내던져 졌을까. 아구찜이 빨간 양념 옷을 입은 모습을 봐서는 도무지 본래 모양을 가늠할 수 없지만 양념옷을 입지 않은 이 녀석의 모습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혐오스러운 정도다. 에이리언 같은 SF영화에서나 볼법한 흉즉한 외모를 가진 것. 만일 마산 어시장에 들를 계획이라면 반드시 아구찜을 먼저 먹은 후 아귀 본연의 모습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행여 순서가 뒤바뀐다면 비위가 상해 아구찜을 먹기 힘들어(?) 질지도.
생김이 못나 버려졌다는 아귀(물텀벙)
아구찜에 마산 특산물인 미더덕까지 더하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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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아구찜은 생아귀가 아니라 꾸득하게 말린 것
마산 아구찜의 유명세야 전국 어디에서나 마산 아구찜 가게가 있다는데서도 알수 있지만, 향토 음식으로 각광 받는데는 언제나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마산의 향토 음식인 아구찜은 약간 "꾸득"하게 말린 게 특징이다. 일단 아구찜은 마른 아귀를 토막 내 물에 불린 후 된장을 넣어 끓인다. 이렇게 끓인 아귀에 콩나 물, 파, 미나리등을 넣어 양념을 해 찌면 완성. 거기에 마산의 또다른 특산물인 미더덕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물론 매콤한 고추장 양념이 아구 찜의 맛을 결정짓는다.
마산 아구찜의 매운맛에는 격이 있다
마산입구에는 바다 냄새가 났다면 아구찜 골목입구에서는 매콤하고 알싸한 양념냄새가 난다. 좀 다른 표현으 로 후끈한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이 냄새는 조건 반사로 혀에 침이 고이게 하는 묘한 재주를 가졌다. 아구찜의 맛이야 두번 말해 무엇하랴. 유명세에는 그만한 내공이 갖춰져 있기 마련이다. 만일, 타지에서 맛본 아구찜맛을 기억하고 있다면 마산아구찜으로 새로이 각인시키자. 타지에서 맛본 아구찜의 맛은 매콤달콤한 양 념맛이 강하지만, 마산아구찜은 예상밖으로 자극적으로 매운맛은 아니다.
후끈할 정도의 매운 양념이 압권
반면 맛이 깊다는 건 이런건가 싶다. 처음 먹을때는 매운줄 모르다가 먹으면 먹을수록 맵고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담백한 아귀살 맛이 마산아구찜의 특징이다. 비와 바람을 맞으며 덕장에서 건조된 황태, 북어찜의 맛과 비교해 보는 것도 미식가의 자세. 마산아구찜 음 식점에서 아구찜이 큰형이라면 아구탕,아구수육, 아구해물볶음, 아구불고기 등은 동생격이다. 아구수육은 초장에, 아구불고기는 술안주로 먹어야 제 맛이다. 아구탕은 시원한 맛이 돋보여 해장국으로 각 광 받는다. 마산에 도착해 "오동동" 혹은 "아구찜거리"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현지인에게 묻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지도다.
아구전문 업소가 성업중인 오동동거리
양심고백 "아귀 살 맛보다 콩나물 양념이 좋아요"
흰 밥에 비벼질때 비로소 제 소임을 다하는 아구찜의 콩나물
아구찜에선 아귀맛만큼이나 큰 역할을 하는 게 있다. 김 모락모락 오르는 흰쌀밥에 슥슥 비벼져야 제역 할을 다했다 싶은 콩나물과 향기로운 미나리와 그의 친구 미더덕이 그들이다. "아줌마, 양념 좀 싸주세요" 마음속으로 소심하게 백번쯤 외쳐 본다. 그만큼 양념이 탐이난다. 아구찜을 먹다보면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는건 이런건가 싶다. 꾸득한 아구찜, 그래서 더 탄력있게 느껴지는 아귀살과 붉은 고추장 양념, 향기나는 미나리와 미더덕, 고소하고 씹는 맛 일품인 콩나물의 궁합은 홍탁삼합보다 나은 궁합이 아닐까
어시장을 빼놓고 마산을 논하지 말자
마산 앞바다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마산어시장
아구찜으로 후끈하게 속을 채웠다면 마산 어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려 보자.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금방 뱃속에 투하된 아귀의 본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꽤 징그럽고 무서운 입 모양과 질감, 턱과 눈을 가졌지만 "맛있으니 봐준다".

사투리억양 깊은 마산아지매의 가격흥정

연간 매출 1000억원의 거대한 규모
마산 어시장은 5만7천400평 가량의 어마어마한 크기로 연간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래서일까. 마산 어시장에는 거대한 생명력이 함께 느껴진다. 삶의 팍팍함이나 고단함같은 단어들은 진작 한켠에 제쳐두자. 마산 어시장은 바닷속 물고기의 힘찬 몸짓 그것과 닮아 있어 가열찬 기운을 충전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재래시장에서 신선하고 값싼 횟감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좋은 생선을 고르기 위해 또 팔기 위한 마산 아지매들의 진하고 억양깊은 사투리의 하모니는 마산 어시장이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가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일게 한다. 목적이 무엇건 간에 마산어시장은 그자체로 하나의 장관이다. 마산의 9경중 한곳이니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문신미술관
마산 어시장에서 기운충천 완료됐다면 다음으로 이동 할 곳은 마산시립미술관인 문신미술관이다. 문신미술관은 마산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화가인 문신선생(1923~1995)의 작품이 전시된 곳. 1980년 프랑스에서 20년만에 귀국한 '문신'선생이 마산시 추산동 일대에 2300여평의 언덕에 1994년 개관한 미술관이다. 문신미술관은 그가 조각 작품의 소재로 주로 사용했던 단단한 흑단이나 쇠나무들을 깎고 다듬고 새겨 가듯이 1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만들어졌다. 덕분에 건물 바 닥, 천장, 기둥 등 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500원.
세계적 조각가 문신선생의 미술관

마산시립박물관 내 전시관

마산시립박물관 외관
문신미술관에 도착하기 위해 반드시(?) 들르게 되는 곳이 마산시립박물관이다. 마산시립박물관을 정면으로 두고 오른편에 문신미술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 마산시립박물관은 마산시 개항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건립됐다. 마산의 역사 문화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의 소중한 휴식처 이기도 하다.
금도야지 전설을 간직한 마산의 명물 돝섬

국내최초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해상공원

돝섬 전체가 놀이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마산시내에서 만난 지역민에게 마산의 관광지를 물으면 열이면 열 "돝섬"이라고 얘기한다. 글자로 적고 보면 "돝섬"이지만 경상도의 거센 된소리 발음대로 적자면 "돗썸"이라고 읽히는 이곳은 1982년 국내 최초의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해상공원이다. 섬 하나가 통째 '놀이공원'으로 조성돼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각종 놀이기구, 식당, 편의시설 은 물론 숙박시설까지 전천후로 갖추고 있다. 마산앞바다에서 돝섬까지는 마산여객선터미널에서 돝섬행 (가고파랜드 유람선)으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비용은 오천원. 왕복배삯과 입장료 등을 포함한 금 액이다. 규모는 작지만 섬 전체에 각종 놀이시설과 해상다리, 공원을 갖추고 있는 이곳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이 매력이다.
여행정보
◎마산 오동동 아구찜 골목 가는 길
<<자가운전>>
서울·대전 방향: 대진고속국도 → 남해고속국도 → 서마산 IC/ 내서 IC→ 마산 → 오동동 사거리 부산 방향: 남해고속국도 →
동마산 IC→ 마산 → 오동동 사거리
<<대중교통>>
기차: 서울↔마산, 새마을호 4시간 30분 소요, 요금 35600원. 무궁화호 5시간 10분 소요, 요금 24000원.
버스: 서울 ↔ 마산 고속버스 1일 20회 운행, 요금 우등기준 25200원. 마산 ↔ 부산 : 45분(소요시간), 마산 ↔ 포항 운행: 2시간30분(소요시간) 마산 ↔ 경주: 1시간 40분(소요시간), 마산 ↔ 안동: 2시간 40분(소요시간) 현지 버스: 경남대 종점인 어시장, 불종거리 경유하는 시내버스, 오동동 사거리
◎아구요리 가격 아구찜 1만5천원, 2만5천원, 5만원 선. 아구불갈비 3만5천원, 5만원 선. 아구수육 3만5천원, 5만원선.
◎ 아구요리 음식점 ☎ 오동동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 055) 246-0427 새천년 꽃게찜, 아구찜 055) 222-2532 구강할매아구찜 055) 246-0492 김진사아구찜 055) 246-0820
◎ 마산시 숙박업소 ☎ 로얄관광호텔 055) 244-1150 사보이관광호텔 055)247-4455 아리랑관광호텔 055)294-2211
◎아구찜과 함께 하는 여행코스 마산오동동아구거리 → 마산어시장 → 문신미술관 → 마산시립박물관 → 3.15 국립공원 → 마산항 야경 → 숙박 → 돝섬 해상유원지
◎여행안내 ☏ 마산시 문화관광과 055-240-2044 경남관광정보센터 055-211-4866~8
◎마산의 대표적 볼거리 마산 9경 무학산 , 돝섬 해상유원지 , 저도 연륙도 , 3.15 국립공원 , 어시장, 문신미술관 , 마산항 야경, 팔용단 돌탑, 의림사 계곡
* 정보제공: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