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동안 춥다는 핑계로 가족과 흔한 주말 나들이를 즐기지 못했다면, 봄이 시작되는 3월을 맞아, 힐링 체험 가득한 국내 여행지를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힘나는 가족 여행지' 6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아르떼뮤지엄부터 제주도의 돌문화공원까지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줄 수 있는 여행지들이다.
여행지 방문 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입장 제한 등의 변동 사항이 발생할 수 있기에 관련 지방자치단체, 관광안내소 등에 사전 정보를 확인하는 건 필수다.
◇ 아이·어른의 오감을 깨우는 강릉 여행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5가지 감각을 깨우는 이색 체험을 원한다면 강릉으로 떠나자.
아르떼뮤지엄 강릉에 기술과 예술이 만든 특별한 세상이 있다. 높이 8m에서 떨어지는 폭포(Waterfall), 초현실적인 해변(Beach), 화사한 꽃이 사방에 펼쳐진 꽃(Flower), 우주에 서 있는 듯한 동굴(Cave) 등 12개 공간에 미디어 아트(매체 예술)를 선보인다.
강렬한 영상과 감각적인 음향, 세밀한 향기가 몰입감을 더한다. 동물을 색칠한 뒤 스캐너에 올리면 대형 화면에 자신의 작품이 움직이는 라이브 스케치북(Live Sketchbook)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정원(Garden)엔 강원도의 자연을 담은 작품이 국악인 송소희의 소리를 배경으로 흐른다. 티바(Tea Bar)에서는 찻잔에 달이 뜨고 꽃이 핀다.
우주에 서 있는 듯한 '동굴'(Cave)
아르떼뮤지엄 강릉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연중무휴), 입장료는 어른 1만7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티바 이용료 별도).
근처에는 조선 중기 문인 허균과 허난설헌을 기리는 기념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남매의 작품을 전시한 기념관과 울창한 솔숲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경포호 산책로 곳곳에 강릉에 내려오는 이야기와 문장가들의 시가 쓰인 비석이 눈에 띈다. 인근에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와집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도 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촬영한 강문해변 포토존에서 가족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효를 주제로 꾸민 뿌리공원
◇ 가족이라는 이름의 힘을 찾는 대전 여행
대전 뿌리공원은 효를 주제로로 꾸민 국내 유일한 공원이다. 11만9062㎡ 규모 공원에 성씨 조형물, 한국족보박물관, 예쁜 산책로와 아늑한 산림욕장 등을 조성했다. 잔디광장의 목조 파라솔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한국족보박물관이다. 6개 전시실에 족보의 탄생과 제작법 등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성씨 조형물을 설치한 산책로는 한국족보박물관 3층 출구와 연결된다. 산책로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조형물 가운데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1997년 개장할 당시 충주 박씨와 양천 허씨 등 72개에 불과하던 성씨 조형물은 25년이 지난 지금 244개로 늘었다. 뿌리공원을 돌아본 뒤에는 한국효문화진흥원도 놓치지 말자. 나의 뿌리 찾기로 시작한 여행을 효라는 최종 목적지로 이끄는 마침표 같은 공간이다.
놀이 기구도 타고 호랑이와 재규어 같은 맹수도 만나는 오!월드, 온몸이 새하얀 알비노 샴악어가 기다리는 대전아쿠아리움은 아이들과 나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나고 자란 생가지에서 우리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다.
예끼마을 인기 포토존에서 가족과 힐링
◇ 안동에서 알록달록 벽화 보고, 물 위를 걷는다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예끼마을은 1970년대에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면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마을이다. 푸른 안동호를 굽어보는 언덕에 18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마을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를 따라 집과 골목이 이어지고, 그 끝에 안동호가 펼쳐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마을과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골목을 누비며 개성 있는 간판과 조형물, 벽화와 트릭 아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호수를 가로질러 1km가량 이어지는 선성수상길도 걸어보자.
옛 관아를 재현한 선성현문화단지가 2020년 개장했다. 2인실부터 8인실까지 한옥 10채로 구성된 한옥 체험관이 있어 온 가족 1박 2일 여행 코스로 좋다.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응원과 격려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안동 도산서원(사적)이 있다. 조선의 사립 교육기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아홉 곳 중 하나다. 앞은 안동호, 뒤는 울창한 솔숲에 둘러싸여 운치가 빼어나다. 안동댐 하류에 있는 월영교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월영교 건너 야트막한 언덕에 예안에서 옮겨 온 선성현 객사와 안동 석빙고가 있다.
요즘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해운대블루라인파크
◇ 봄날 에너지 가득 충전하는 부산 여행
해운대블루라인파크는 옛 동해남부선 철도를 활용한 관광 시설로, 요즘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 거리이다. 풍광이 아름다운 철길로 유명하던 미포-송정 구간에 들어섰으며,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영한다.
해변열차는 '미포~송정' 전 구간(4.8km)을, 4인까지 탑승 가능한 스카이캡슐은 '미포~청사포' 구간(2km)을 오가며 해안을 따라 바다를 조망하는 체험 시설이다. 해변열차는 종전 철로를, 스카이캡슐은 철로보다 높게 조성한 공중 레일을 달린다.
남구의 평화공원은 현지인이 즐겨 찾는 가족 나들이 명소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기념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국가등록문화재) 옆에 조성했다. 싱그러운 자연 속에 평화를 주제로 한 조형물이 어우러진다.
평화공원과 바로 이어지는 대연수목전시원은 다채로운 수목이 계절에 따라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의 실상을 알리고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도 남구에 있다. 옛 해운대 기차역 뒤쪽에 자리한 해리단길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감각적인 가게들이 모여 특별한 감성을 완성한다.
태권도 공연 격파시범
◇ '태권도의 모든 것' 힘 솟는 별천지 무주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에서는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태권도 공연장과 박물관, 전용 경기장, 체험장 등을 갖춘 세계 유일한 공간이며, 코로나19에 지친 가족의 기운을 북돋울 흥미 넘치는 곳이다.
태권도원에 들어서면 세계 하나뿐인 태권도 전용 경기장 T1이 위용을 드러낸다. T1공연장에서는 격파와 품새, 춤이 어우러진 태권도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태권도박물관과 체험관Yap!도 흥미롭다. 태권도원은 세계 태권도인에게 '꿈의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동네에서 배운 태권도의 힘과 참모습을 체험하는 장소로 사랑받는다.
명인관, 전통무예수련장을 둘러본 뒤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 무주의 산세를 조망하면 좋다. 태권도원은 가족, 친구와 1박 2일간 수련과 체험을 즐기고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태권스테이'를 운영한다. 엄마, 아빠와 몸을 맞대고 태권 수련에 도전할 수 있다. 태권도원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3000원이다(월요일, 1월1일, 명절 전날·당일 휴관).
태권도원 인근에 있는 반디랜드에서는 희귀 곤충, 반딧불이 등이 전시된 무주곤충박물관을 볼만하다. 지전마을 옛 담장(국가등록문화재)은 흙과 자연석으로 만든 700m 담장 길로, 봄날 산책하기에 좋다. 진경산수화에 능했던 최북의 미술관, 문화와 풍습의 경계가 된 나제통문 등도 볼거리다.
제주돌문화공원에 전시된 거석들
◇ 제주 자연 속, 더욱 단단해지는 가족애
제주돌문화공원은 창조의 여신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소재로 만든 복합 문화 공원이다. 자연이 어우러진 드넓은 부지에 제주의 민속과 문화, 신화를 집대성해 가족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화산이 빚어낸 기묘한 돌이 가득한 제주돌박물관, 거대한 돌하르방과 두상석이 늘어선 야외 전시장, 옛 초가 마을을 재현한 돌한마을 등 볼거리가 많다. 전기차를 이용하면 좀 더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하늘연못에서 인생 사진을 찍고, 아크릴 와패에 가족의 소원을 적어 걸어두자. 제주돌문화공원과 나란히 있는 교래자연휴양림은 곶자왈 지대에 조성됐으며, 숲에 조금만 들어서도 깊은 산속처럼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우거진 숲길을 지나 큰지그리오름에 오르면 한라산부터 바다까지 푸르게 빛나는 제주가 한눈에 담긴다. 교래자연휴양림은 곶자왈생태체험관, 숙소, 야영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노부모나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사려니숲(붉은오름 입구) 무장애나눔길을 추천한다. 삼나무가 우거진 숲길에 나무 덱을 설치해 휠체어와 유모차 통행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를 테마로 꾸민 스누피가든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 라이너스 등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마음이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스누피가든 옆 아부오름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인다.
꽉꽉 조여 맸던 넥타이 풀어놓고, K씨는 오늘도 시장으로 간다. 목로의자 길게 늘어선 빈대떡집, 붐비는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노릇노릇 지져진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 걸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온갖 근심 걱정은 횟집 수족관의 생선마냥 솜씨 좋은 아주머니의 칼집에 잘려나가고, 가마솥 밖으로 철철 끓어오르는 뽀얀 순대국 한 그릇에 세상사 스르르 녹아든다. 가벼운 주머니로도 삶이 행복해질 수 있는 맛깔스런 삶의 쉼터. 서로를 넉넉히 끌어안고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자,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여기는 바로 우리네 시장이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맛 - 광장시장>
호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의 親親, ‘빈대떡과 막걸리’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의 역사는 딱 10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니까 1905년 일제의 침략으로 잃은 국권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광장시장의 역사가 시작된 것. 한복이나 침구 같은 혼수품이 주를 이루는 광장시장 최고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해도 먹자골목이다. 빈대떡과 족발, 순대, 수산물, 파전 등 먹을거리가 풍성한데다 가격도 싸고 양도 푸짐함은 물론, 인심까지 넉넉해 맛의 ‘3박자’ 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호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이 퇴근 후 술 한 잔 먹기에 딱 좋은 시장 1순위로 등극할 수 있었을 터.
말만 잘해도 한 웅큼 더 얹어주는 '덤 문화' 는 재래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묘미다
먹자골목으로 가기 전, 시장 구경에 나서보자. 늘 다니던 대형 마트의 밝은 조명은 없지만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해 보이는 생선이며, 파릇파릇 싱그럽기까지 해 보이는 채소 등 재래시장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기다 “떨이요, 떨이” 를 외치는 상인들의 정겨운 소리와 표정까지 시장 구경에 눈길이 바쁘다.
어느새 먹자골목에 다다른다. 십자모양의 길에 줄지어 늘어선 좌판 식당만 300여개. 양복을 차려입은 직장인들, 깔깔거리며 웃는 여학생들, 그리고 머리색 다양한 외국인들 등 식당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각양각색의 음식냄새가 정신을 휘황하게 만든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빈대떡집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빈대떡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잔 곁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광장시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지 오래.
광장시장에서 가장 인기 높은 먹을거리는 바로 빈대떡. 특히나 비 오는 날, 많은 사람들이 빈대떡집으로 몰린다
광장시장에서 가장 인기 높은 먹을거리는 바로 빈대떡. 특히나 비 오는 날, 많은 사람들이 빈대떡집으로 몰린다
특히나 비오는 날 따끈한 빈대떡 한 점에 막걸리 한잔 걸쭉하게 마시고 있노라면, 최고급 바(bar)도 감히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낭만적이다. ‘순희네 빈대떡’ 은 광장시장의 빈대떡집 중에서 가장 유명한 집인데 저녁시간에는 자리 차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 만큼 맛이 좋다. 둘이서 빈대떡 두 장만 시켜도 배가 꽉찰 정도로 양도 많다.
마약김밥이라 불리는 김밥. 찍어먹는 소스가 독특하다
<칼칼한 입맛이 그리운 날엔 - 남대문 시장>
대한민국 대표시장의 대표 맛 골목 ‘갈치조림골목’
손님을 기다리는 먹음직스러운 갈치조림이 양은냄비 안에서 팔팔 끓어지고 있다
굳이 설명치 않아도 남대문시장은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 시장이다. 대표시장답게 별미 또한 일일이 세기도 힘들 정도로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갈치조림은 남문시장의 일등 별미로 꼽힌다. 처음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으로 내어놓았던 갈치조림이 손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그러다 자연스레 갈치조림 골목이 형성하게 되었고 지금은 남대문시장 주변의 직장인과 시장 상인들뿐만 아니라 외국관광객들에게 꼭 다녀가야 할 필수코스가 되었다.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갈치조림골목에는 현재 희락식당, 중앙식당 등 약 20곳 이상의 갈치조림 전문식당이 성업 중이다.
갈치조림골목 어느 식당을 가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맛이 다 좋다
갈치조림골목 어느 식당을 가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맛이 다 좋다
점심시간을 맞은 식당에는 먹음직스러운 갈치조림이 양은냄비 안에서 팔팔 끓어지고 있다. 직장인들을 포함해 여행책자를 손에 든 일본관광객들까지 가게마다 줄을 잇고 섰다. 집집마다 비법이 있겠지만 모든 집이 비슷하게 생긴 갈치조림을 내놓는다. 바닥에 큼지막하게 썬 무를 깔고, 그 위에 양념장과 토막 낸 갈치를 넣고 바글바글 끓인다. 특히나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내어오는 갈치조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좔좔 돈다. 매콤한 향이 코끝을 찌르고, 하얀 속살 부끄러이 드러낸 갈치 한 점 입에 밀어 넣으면 달달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환상적이다. 함께 내놓은 반찬들도 별미다. 구워낸 김 위에 밥 한술과 갈치 살점을 올려놓고 싸먹는 그 맛은 고소함과 담백함이 최고다. 거기다 아낌없이 퍼주는 밥에 시장의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다.
<氣찬 맛에 힘이 불끈 -동대문시장>
시장 상인들 헛헛해진 속 달래는 ‘닭 한 마리’
30년 전 시장상인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마음을 달래주던 닭한마리 골목
의류 상가가 꽉꽉 들어찬 빌딩들이 즐비한 동대문. 이제는 아시아 최대의 의류상가 지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곳이 동대문시장이다. 이곳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뒤에는 동대문 원단시장, 평화시장과 인근에 자리 잡은 시장 사람들이 있었다. 또한 30여 년 전 그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마음을 녹여주던 곳이 지금의 닭 한마리 골목이었다. 동대문종합상가 뒤편 의 진할매원조닭집, 명동닭칼국수 등 10여개의 ‘닭 한 마리’ 집들은 짧게는 5년부터 길게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운 겨울날, 닭고기로 우려낸 진한 육수 국물 한 사발이면 동장군도 냉큼 물러난다
‘닭 한마리’ 요리는 가게마다 거의 비슷하다. 뚜껑이 없는 커다란 양푼에 닭 한 마리와 육수가 나오는데 다른 게 있다면 닭고기를 찍어먹는 소스의 맛과 육수, 선택해 넣어 먹을 수 있는 부재료 등이다. 소스의 맛은 주재료인 고춧가루가 좋냐 안 좋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맵기 만한 고춧가루가 아니라 매우면서도 풍부한 미감과 감칠맛을 머금고 있어야 한다. 또한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도 엄나무, 인삼 등 집집마다 다르다.
양념소스와 김치만 있으면 반찬이 필요 없는 닭 한 마리. 칼국수를 넣어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닭 한마리’ 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큰 양푼에 육수 가득 붓고 그 속에다 닭 한마리를 통째로 넣고 끓인다. 닭은 살짝 삶아서 나오지만 식탁 위 간이 가스레인지 위에서도 푹 끓이는 게 좋다. 왜냐하면 감자와 떡, 인삼, 대추, 버섯 등 부재료들의 맛이 우러나 뒤엉켜 한 맛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싱겁다면 함께 내놓는 김치를 넣어도 좋다. 그렇게 끓여낸 닭 한마리는 시쳇말로 ‘국물이 끝내준다’ .
닭한마리 골목에 있는 생선구이집도 유명하다 / 동대문 포장마차촌에 있는 곱창볶음도 별미다
자기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놓은 소스에 닭 살점을 찍어먹는 그 맛도 쏠쏠하다. 그렇게 끓고 나면 고기와 부재료를 건저 먹은 뒤 남은 육수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 끓여 먹는 것으로 닭 한마리의 만찬은 끝난다. 닭한마리 골목에는 생선구이집들도 유명하다. 생선구이집에서는 직접 밖에서 연탄불로 고등어 전어 등 생선을 구워 손님들에게 내놓는데 골목 가득 진동하는 냄새만큼 고소한 맛이 환상적이다. 이 외에도 동대문운동장 옆 포장마차촌의 매콤달콤한 곱창볶음도 별미다.
<여행 팁>
◎ 광장시장 가는 방법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도보 5분/지하철 2호선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도보 15분
◎ 광장시장 맛집 안내
순희네 빈대떡(02-2268-3344), 꼬마김밥(02-2264-7668), 할머니집순대(02-2274-1332), 모녀횟집(2266-2868). ☞ 광장시장 자세히 보기
◎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 가는 방법
회현역 대한화재 옆 남대문수입상가 1번 출입구로 들어가 직진하다 4번째 오른쪽 골목
◎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맛집 안내
중앙식당(02-752-2892), 호남식당(02-775-5033), 희락식당(02-755-3449), 동해식당 (02-773-2498), 전주식당(02-756-4126). ☞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