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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대물림 술의 비밀, 청양 둔송 구기주


‘한 고을의 정치는 술맛에서 알고, 한 집안의 일은 장맛에서 안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술은 술 이상의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청양 둔송 구기주가 그러하다. 청양 둔송 구기주는 하동정씨 종갓집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으로 만든 전통주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그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어 또 다시 며느리에게 그것을 10대 이상 전수하며 내려 온 것이 바로 둔송 구기주다. 하동정씨 10대째 며느리이자, 전통명인인 임영순씨 또한 구기자를 직접 재배해 술을 빚는다. 둔송 구기주의 백미는 술 마신 다음 날에 알 수 있다. 바로 숙취가 거의 없다는 것. 그것은 둔송 구기주를 빚는 정성어린 손길과 그들만의 제조 비법 때문이다.


호랑이 시어머니와 시작된 술 인연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지유?” 한눈에 봐도 오랜 여생을 곱게 살아왔을 것 같은 은은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임영순(73, 전통식품명인)씨. 충남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에 자리한 청양 둔송 구기주 명인의 집 앞마당에서 며느리 최미옥(49)씨가 닭 손질을 하고 있다. 기자가 취재 온다는 소식에 간밤에 기르던 닭을 잡았단다. “시골에서 뭐 대접할게 있나유~. 그저 집에서 키우는 닭이나 잡아서 드리는 수밖에유.” 어느 진수성찬이 이보다 더 황홀할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담담함 속에 따스한 정이 느껴진다. 임씨는 구기주 이야기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 이야기부터 꺼낸다. “우리 시어머니유? 무서웠지유. 술 떨어지면 호되게 혼났으니께.” 그랬다. 임씨의 시어머니는 일명 호랑이 시어머니였다. 스물 한 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 온 임씨는 거추장스러운 한 복에 앞치마까지 두르고 새벽부터 밤늦도록 집안 살림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청양 둔송 구기주의 그 맛과 향에서는 애써 꾸미지 않은 수수함이 배어난다
청양 둔송 구기주의 그 맛과 향에서는 애써 꾸미지 않은 수수함이 배어난다


잠을 자는 것도 시어머니 허락을 받고 나서야 잘 정도로 호된 시집살이를 겪었다. 임씨의 시어머니와 임씨의 남편은 술꾼으로 유명했다고. 술이 떨어지면 날벼락이 떨어지니 임씨는 술이 떨어지기 전에 부지런히 술을 담가야만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술을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이 마시는 시어머니와 남편이었지만, 왠일인지 그 다음날에는 그 흔한 술국조차 찾지 않았다. “구기주가 좋은 걸 그제서야 알았지유. 을매나 술을 많이 마셨는데 그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유. 그리구 젊었을 땐 시어머니가 무섭기만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께 그 냥반도 참 불쌍한 분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유. 남편 잃고 자식만 바라 볼 수밖에 없었으니께.” 임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둔송 구기주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풀어놓았다.



하동정씨 종갓집 대물림 술의 비법

“제사가 그렇게 많아두 술을 사서 올린 적이 단 한 번두 없어유. 제사라는 게 정성인데 술도 정성으로 올려야지유.” 사실, 임씨가 시어머니에게로부터 배운 둔송 구기주 만드는 법은 하동정씨(河東鄭氏) 가문 대대로 대물림 되어 내려 온 비법이다. 임씨는 종갓집 며느리로서 일년에 제사를 열 차례 정도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제사 때 술을 사서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늘 정성으로 술을 손수 빚어 제를 올렸다고. 임씨는 하동정씨 가문에 10대째 며느리로 들어왔다. 지금은 11대째 며느리 최미옥씨가 둔송 구기주 비법을 전수 받고 있다.

둔송 구기주 덧밥 재료인 고두밥에 구기자를 섞는 모습
둔송 구기주 덧밥 재료인 고두밥에 구기자를 섞는 모습
앞마당에 나와보니, 멍석 위에 고두밥이 펼쳐져 있다. 밑술에 넣을 밑밥인 것이다. 고두밥은 잘 식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늘한 그늘아래 말려야 수분도 빼앗기지 않고 고두밥의 고슬고슬한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고. 둔송 구기주에 들어가는 재료로는 구기자 뿌리, 구기자 잎, 구기자 열매, 두충피 잎, 감초, 들국화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이 많다. 구기자가 몸에 좋다는 것은 옛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중국 노나라에 한 높은 관리가 민정을 살피던 중 나이 어린 소녀가 회초리를 들고서 이빨이 다 빠지고 흰 수염이 난 노인을 쫓아다니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는 버르장머리 없는 그 소녀에게 호통을 쳤다.

밑술에 넣을 덧밥은 고두밥과 구기자 삶은 것, 약초 달인 물 등을 섞어 만든다
밑술에 넣을 덧밥은 고두밥과 구기자 삶은 것, 약초 달인 물 등을 섞어 만든다
그러나 그 소녀는 자기가 300살이요, 그 노인은 소녀의 증손자라 하는 것이었다. 300살이나 먹었는데 앳된 소녀의 외모를 가진 비결을 묻자 소녀는 구기자를 먹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한다. 그만큼 구기자가 몸에 좋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구기자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혈압을 낮춰주며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기자술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밑술과 덧밥인데 밑술은 누룩과 쪄낸 쌀가루와 물로 이루어진다. 덧밥은 고두밥과 약초물, 구기자 열매 삶은 물로 구성된다. 우선 누룩은 밀을 씻어서 빻는다. 그것을 발효 시켜 누룩을 만든다. “예전에는 배꽃 필 때 1년치 쓸 누룩을 만들었다고 하대요.” 며느리 최미옥씨가 누룩 만드는 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배꽃 필 때라니. 누룩 만드는 시기도 참으로 낭만적이다. 배꽃이 필 때 누룩을 만든다는 것은 여름처럼 따뜻한 날씨에 누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배꽃 개화기인 4월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싶다. 보온시설이 미미했던 옛날에는 누룩은 거의 배꽃 필 때 쯤, 혹은 여름철에 했었지만 요즘은 겨울에도 따뜻한 방 안에서 누룩을 띠워도 무방하다고 한다. 그러나 임씨는 겨울에 누룩을 띠우면 그 빛깔이 여름에는 노랗지만, 겨울에는 거무스름하기 때문에 여름에 누룩을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고 귀띔한다.

제조의 기초 단계인 밑술
제조의 기초 단계인 밑술

구기주의 주재료인 구기자 열매

구기주의 주재료인 구기자 열매

고두밥은 그늘에서 말린다
고두밥은 그늘에서 말린다

밑술의 재료인 누룩이 완성되면 물과 쌀 빻은 가루를 쪄 내서 그것을 섞어 사나흘 발효시킨다. 이 것이 밑술 또는 종잣술이라고 한다. 다음은 밑술에 넣을 덧밥. 고두밥을 그늘에 말리고 국화, 구기자잎, 구기자뿌리, 두충피 등을 넣어 하루 이상 졸여내고, 구기자 열매는 따로 삶는다. 이 것을 밑술에 넣고 보름에서 20일 정도 이상 발효 시킨다. 이후 건더기를 모두 걸러내고 짜서 보름 동안 다시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야만 16도의 청양 둔송 구기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글만으로 이 과정을 설명하기에는 모자란 점이 턱 없이 많다. 그 과정 속에 녹아있는 그들의 정성이 지고지순하기 때문이다. 밑술에 덧밥을 넣고 휘휘 저어 섞자, 불로 가열하는 것처럼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가 나타난다. 그것은 누룩이 발효되는 과정이라고 최씨는 설명한다. 지난 번에 담근 술이 완성되었다며 술을 내온 최씨.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한 모금 마셨다. 술은 이미 목 뒤로 넘어 갔는데 은은한 향기가 입 안을 맴돈다. 정갈하면서도 애써 꾸미지 않은 수수함이랄까. 술 한 잔의 고운 자태에 마음이 흔들린다.



고운 자태의 술, 빚는 이의 마음 닮아

못 먹고, 못 입던 시절, 가정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금했던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 차례의 제사와 애주가인 시어머니, 남편 때문에 술 빚는 일을 그만 둔 적이 없었던 임씨. 임씨는 지금까지 술을 만들 때 재료를 아까워하며 만든 적이 없다. “제가 재료를 조금 덜 넣었다싶으면 어느 새인가 오셔서 말없이 구기자 열매를 한 주먹 더 넣으세유.” 임씨의 며느리 최미옥씨의 말이다. “술은 거짓말을 안해유. 넣은 만큼, 정성을 들인만큼 술맛이 나니께유.” 임씨는 전통식품명인으로서 정직하고, 정성스럽게 술을 빚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전통식품명인이 된 과정은 이렇다. 마흔 다섯에 사별한 임씨는 후에 구기주의 전통이 가정술로 남기에는 아까웠는지 농촌지도소 계장이 농림부에 명인 자격을 신청했고 심사위의 평가와 여러 절차를 거쳐 전통식품명인 승인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명인이 된 것이 뿌듯했었지유.” 그러나 명인 자격을 받은 후로부터 3년 동안 시판을 하지 않으면 자격을 반납해야 한다.

전통식품명인 임영순씨(오른쪽)와 며느리 최미옥씨(왼쪽)
전통식품명인 임영순씨(오른쪽)와 며느리 최미옥씨(왼쪽)

임씨가 술을 빚기 시작한 것은 제사 때문이지 술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자랑스러운 명인 증서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조금씩이라도 하동정씨 가문의 술, 둔송 구기주를 널리 알리자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의 청양 둔송 구기주가 탄생된 것이다. 호된 시집살이부터 전통식품명인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 온 임씨. 그러나 지금 임씨는 하동정씨 가문에 대대로 전수되어져 내려오는 청양 둔송 구기주의 명맥을 누구보다 잘 이어내려 오고 있다. 이젠 그 비법을 며느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만든 사람의 마음이 술에 녹아들어서일까. 청양 둔송 구기주의 깊은 맛과 향은 술을 빚는 그네들의 마음을 닮았다. (청양 둔송 구기주 명인 임영순씨 댁 : 041-942-8138)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양서연 취재기자(arom0604@naver.com)


여행정보

청양 둔송 구기주 임영순씨 댁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 당진 분기점 ->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 -> 신양IC -> 운곡면 -> 광암리

주변 둘러보기

정혜사
혜사는 산 중턱 위에 자리 잡은 작은 암자다. 산 속 깊은 곳에 있어서 조용하고 산 길을 따라 산책도 할 수 있다. 정혜사에 오르니 고즈넉한 산사 분위기에 비구니 스님이 인사를 건넨다. 산 새 소리도 들리고, 정혜사 입구의 노거수가 곡선의 몸통을 하늘을 향에 뻗고 있다.

정혜사는 신라시대 혜초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청양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645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근처에 등산로도 있어 등산 애호가들이 호젓한 등산을 원할 때 찾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 산꽃마을
산꽃마을은 39가구 90명이 채 안되는 주민이 가족같이 어울려 살고 있는 충남 청양군 대치면 광금리의 농산촌 마을이다. 쇠밭(金田)으로 불리는 1반과 너른밭(廣田)으로 불리는 2반의 두 개 반으로 구성된 광금리의 주민들은 지금도 ‘쇠밭’이니 ‘너른밭’이니 하는 옛 지명을 사용하고 있다.
동으로는 월봉이 서로는 청수봉이 그리고 관모봉과 말봉이 각각 마을의 남북을 에워싸고 있어 어머니 품에 안긴 듯한 아늑함이 감도는 마을은 삶의 터전과 전통 문화를 소중히 지켜나가는 산꽃마을 주민의 훈훈한 인정이 피어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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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법인넷 - http://www.beobin.net/bbs/board.php?bo_table=33_02&wr_id=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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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소도 벌떡! 영암 갈낙탕 갈비와 낙지가 만나 이름 붙여진 갈낙탕.
힘 좋은 낙지를 풀에 싸서 먹이면 끄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고한다. 그만큼 낙지는 원기회복의 대명사이다.
전남 영암군은 예로부터 질 좋은 낙지와 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갈비를 푹 우려낸 고소한 육수에 낙지가 들어가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갈낙탕, 갈비와 낙지를 동시에 머리 속에 떠올리자, 도통 그 맛을 가늠할 수가 없다. 대체 어떠한 맛일까. 바다 갯벌에서 나는 낙지와 육지에서 나는 소갈비.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낙지와 갈비탕. 그 둘의 맛이 섞이면 입 안에서는 어떠한 맛을 음미하게 될지 너무도 궁금해 전남 영암군 학암면 독천리로 향했다. 독천리의 뜻을 가만히 살펴보니, 독천리의 독은 송아지 독자이다. 그만큼 좋은 소를 많이 키우기로 유명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원재료가 좋은 영암에서 갈낙탕의 고소하고 개운한 맛도 느끼고, 몸에 좋은 갈비와 낙지 그 영양가 많은 두 마리 토끼도 잡아 봄은 어떠할지.


원기회복의 최강자, 낙지


“소가 시름시름 앓고 누웠을 때 여그 낙지를 풀에 돌돌 말아서 먹이믄요, 소가 벌떡 일어나서 기운을 차리지요잉.” 전남 영암군 학암면 독천리 독천갈낙탕 조정기(51) 사장은 낙지가 쓰러진 소도 일으킬만큼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라고 설명한다. 이는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도 기록된 것으로서 영양 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마리만 먹이면 거뜬히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낙지는 빈혈예방 효과가 있고 강장제인 타우린 성분, 단백질, 비타민, 철 등 무기질 성분이 있어 몸의 원기를 회복하는 데에는 다른 보양식 못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산어보에 따르면 낙지는 쓰러진 소도 일으킬 만큼 원기회복에 좋은 해산물이다.


조 사장은 조상대대로 영암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영암 토박이로, 영암 주변의 낙지가 다른 곳과는 그 맛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영산호가 생기기 전에는 미암면, 서호면 일대가 바다였는데, 갯벌이 좋아서 질 좋은 낙지가 많이 잡혀 전국에서 제일 유명했다고. 낙지뿐만 아니라, 좋은 소를 많이 길러내는 곳이기도 해서 함평, 장흥과 함께 영암군 독천 우시장이 컸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 곳 주민들은 대부분 각 가정에 한 마리씩의 소를 기르고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가정에서보다는 소축사에서 판매 목적으로 많이 기르고 있다고. 낙지마을 뒤편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드문드문 소축사들이 보인다. 소축사에서 누렁이 황소들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축사 주인의 모습이 평화로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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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갈낙탕


낙지를 갈비탕에 넣어 먹을 생각을 누가 감히 했을까. 물론 음식이야 사람이 만든 것이지만 갈낙탕이 탄생된 배경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 기발한 발상의 근원지는 영암의 독특한 자연환경으로부터 시작된다. 영암 독천리 주변은 지금은 방조제로 막혀 있지만, 독천리 앞바다에는 미암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 곳에서 질 좋은 낙지들을 캐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원래 무안, 신안 일대의 갯벌은 예로부터 질 좋은 뻘낙지가 잘 잡히는 곳으로 유명하였다. 미암갯벌 또한 좋은 낙지가 잡히는 곳으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영암이 낙지만 유명했느냐. 그렇지 않다.


영암은 예부터 질 좋은 낙지와 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영암 독천리는 그 마을이름의 첫자인 독(犢)이 송아지라는 뜻이다. 그만큼 좋은 소를 많이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영암 독천리에서는 소축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영암의 자연환경은 낙지와 갈비탕이 유명하게 된 데에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낙지도 유명하고, 갈비탕도 유명했지만, 지금처럼 ○○ 전문점이라는 간판대신 식당에서 갈비와 낙지 요리를 함께 팔았다고 한다. 그런데 1970년대에 소 값이 갑자기 폭락하면서 독천리 식당가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장사도 잘 안되고 하던 차에 한 식당 주인이 이 불황을 극복하려고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 것. 한 곳에서 따로따로 팔던 낙지와 갈비탕 요리를 하나로 합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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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 개운한 국물과 부들부들한 육질


갈낙탕이 나오기 전, 전라도의 음식점답게 밑반찬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아가미젓, 전어젓, 창젓, 세화젓 등 젓갈 종류만 10여가지에 달한다. 그 외 다른 나물 종류를 다 합치면 모두 20여가지 정도의 밑반찬이 나온다. 조 사장은 지금 이 밑반찬수는 예전에 비해 줄인 것이라고 말해 기자를 당혹케 했다. 어느 반찬에 먼저 손을 대야 할지, 젓가락이 그 향방을 결정하느라 고민하는 차에 오늘의 주인공, 갈낙탕이 나왔다. 갈낙탕의 국물은 갈비탕 육수로 그 색깔이 우윳빛이 나면서도 살짝 검은빛도 난다. 그 속에 갈비와 낚지가 섞여있다. 독천갈낙탕 주방장 아주머니가 쫓아나오더니, 갈낙탕은 낙지부터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갈낙탕을 만들 때 갈비탕을 푹 고아서 갈비의 육질을 연하게 만들고, 갈비탕이 거의 완성되면 마지막에 산낙지를 넣어 살짝 데치듯이 넣는다고 한다. 낙지는 오래 익히면 질기기 때문이다.


갈낙탕은 갈비탕에 낙지를 섞어 끊인 것으로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낙지가 통째로 갈비탕에 들어가 있어 미각을 자극한다. 가위로 대충 자르고 한 저름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의 촉감이 부드럽고 질기지 않다. 국물의 첫 맛은 갈비탕 맛이긴한데 끝맛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 국물이 목 뒤로 넘어간 뒤에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낙지와 갈비를 함께 먹어도 그 맛이 독특하다. 육고기의 질감과 낙지의 부드러움 그리고 국물까지 곁들여 한 입에 넣고 씹으면 색다른 맛이다. 무엇보다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이 갈낙탕 맛을 좌지우지 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갈비탕과는 달리 시원한 끝맛과 낙지탕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갈비탕의 고소한 육수맛. 갈낙탕은 갈비만으로도, 낙지만으로도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낙지와 갈비가 만나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전남 영암까지 와서 갈낙탕만 먹고 가기에는 좀 아쉽다싶으면 다른 낙지 요리들도 맛 볼 것을 권한다. 메뉴판에 낙지탕탕 비빔밥이라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낙지탕탕? 하고 물음표가 생겼다. 낙지탕에 탕자 한 개를 더 붙여 오타가 생긴 것이 아닌가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낙지탕탕 비빔밥은 낙지를 잘개 썰어서 갖은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는 비빔밥의 종류였던 것. 그런데 그 이름이 낙지탕탕으로 지어진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낙지를 잘개 썰 때 나는 의성어 “탕탕”을 이름에 붙여넣은 것이다. 낙지를 탕탕 잘개 썰어서 비벼먹는 밥. 그것이 바로 낙지탕탕비빔밥이다. 이밖에도 세발낙지는 낙지가 유명한 곳에서는 먹어볼만한 것으로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서 된장을 찍어 한 입에 쏙 넣어 먹는 게 관건이다. 독천갈낙탕 주방장 아주머니의 말로는, 세발낙지는 입에 넣고 너무 오래 씹는 것보다는 적당히 씹어서 먹는 것이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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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천리 낙지거리


독천리 마을에는 영암군에서 인정한 낙지거리가 존재한다. 낙지로 유명한 거리이다보니, 관광객들도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출출해지면 낙지거리에 와서 갈낙탕을 찾는다고한다. 특히 영암군의 명산, 월출산은 기암절벽으로 되어있고, 산세가 험해 기가 센 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암 독천리에 자리한 낙지거리에는 낙지요리 전문점이 즐비하다.


그래서 등산객들은 월출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면 등산으로 인해 허기지고, 지친 몸을 이 낙지거리에서 갈낙탕으로 원기회복을 한다고 조 사장은 귀띔한다. 또한 이 낙지거리에는 주로 낙지요리와 갈낙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서로 질 좋은 낙지를 고르고, 가져오기 위해 선의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낙지거리는 영암군의 또 다른 관광명소에 가까울 만큼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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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도갑사와 5미터 석조에 담긴 물


영암에 갔다면 도갑사를 들러보자. 도갑사는 그 역사가 길고 깊은 천년고찰이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이전에는 그 승려의 수가 7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사찰의 규모가 어마어마했지만, 지금은 예전에 비해 그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아직도 도갑사 안에는 절 터가 남아 있어 예전의 위상을 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5미터 정도 되는 석조는 사찰의 승려들이 물을 마시던 식수용 석조로서 그 크기가 예전에 많은 승려들이 이 곳에 기거했음을 짐작케 한다.


도갑사 석조는 길이 5미터로 옛날 700여명의 승려들이 물을 마시던 곳이다.


도갑사를 찾은 관광객과 신도들은 수령을 짐작하기도 어려운 거대한 나무 아래 놓여진 석조의 물을 떠 마시며 목을 축인다. 도갑사로 올라가는 길은 도로 양옆으로 나무들이 줄 지어있어서 꽤 운치가 있다. 차량으로 간다면 짧지만 좋은 드라이브 코스이고, 걸어간다면 구림천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되기도 한다. 도갑사 뒤편으로는 달이 아름답게 떠서 이름 붙여진 월출산이 보인다. 기암괴석들이 산을 뒤덮고 있는 월출산은 그 기세가 웅장하고 위엄 있어 수묵화의 힘 있는 화법으로 그려놓은 듯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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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폭포 자연수로 물놀이, 기찬랜드


기찬랜드는 영암군이 천황봉 아래에 조성한 테마파크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기찬랜드라는 이름은 월출산의 기(氣)를 내려 받은 곳이라 하여 기찬랜드라 이름 붙여졌는데 랜드 상부에 사방댐을 지어서 용추골에서 흘러내려오는 자연수를 확보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흘려보내 자연형 풀장을 만들었다.


기찬랜드는 영암군이 조성한 테마파크로 용추골 자연수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민족문화를 체함할 수 있는 가야금테마공원과 산림욕장, 웰빙 기(氣)도로 등이 있다. 웰빙 기도로는 지상의 기(氣)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웰빙도로이다. 이 도로는 월출산의 물(水), 숲(林), 바위(巖), 길(路)을 체험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건강도로이다. 웰빙 기도로는 월출산의 정기를 느끼고 도보 등으로 건강한 신체단련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기찬랜드 문의: 061-470-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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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정취, 구림전통마을


도갑사에서 서구림 방면으로 가다보면 황토빛 흙담이 죽 늘어서 있는 마을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곳은 남한의 금강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에 위치한 영암구림마을로 2200년의 역사를 가진 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을 끼고 조금 더 가다보면 영암도기문화센터에 닿을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도기 전시품을 관람하고 체험공방도 있어 직접 도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구림한옥마을에서는 황토빛 정겨운 흙담과 한옥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상대포는 왕인박사가 일본에 문화를 전파할 때 배를 타고 떠났던 곳이다.


도기무화센터를 지나가면 작은 연못에 고즈넉하게 자리를 잡고 앉은 정자를 만날 수 있는데 이 곳은 상대포이다. 지금은 막혀 있는 연못같지만, 예전에는 바다로 향할 수 있는 포구였다고 한다. 이 곳 백제의 훌륭한 학자인 왕인박사가 일본 응신천왕의 초청을 받아 상대포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간 장소이기 때문이다. 왕인박사는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도공 등 많은 기술자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등 일본에 문화를 전파한 인물이다.


여행 TIP


영암 독천리 낙지마을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목포방향) -> 목포요금소-> 일로 -> 목포 -> 보성/영암/대불산단 방면 -> 학산면 소재지 -> 독천리


추천 식당

전남 영암군 독천리에는 낙지거리가 있어 낙지요리와 갈낙탕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낙지요리와 갈낙탕을 맛보기를 원한다면 독천갈낙탕(061-472-6909) 독천낙지골(061-472-4115) 독천식당(061-472-4222)을 추천한다. 이 곳 이외에도 독천리 낙지거리에 가면 싱싱한 낙지를 맛 볼 수 있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금 더 둘러본다면


왕인박사유적지자세히 보기

월출산 국립공원자세히 보기


-글· 사진: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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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풍년 안흥항 쫄깃한 3색별미


안흥항은 충남 태안반도 남서부에 자리한 제법 큰 항구이다. 보통 오징어는 동해안에서만 잡힌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곳은 서해안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철만 되면 오징어를 잡기위해 동해, 남해 등 전국 각지의 배들이 이 곳에 몰려와 오징어잡이를 할 정도다. 산지에서 갓 잡은 오징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안흥항 중에서도 신진도항이라고도 불리는 외항이다. 그곳에 가면 항구를 따라 길게 수산시장이 형성돼 있고, 그 뒤편으로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안흥항에서 맛볼 것은 바로 새콤달콤한 오징어 물회, 오징어 통구이, 싱싱한 오징어 회이다. 같은 오징어 재료이지만, 그 맛은 천차만별. 안흥항의 쫄깃한 맛 여행 속으로 빠져 보자.


쫄오징어 풍년 안흥항 쫄깃한 3색별미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충남 태안 안흥항에서는 오징어가 넘쳐난다.
올해 여름도 안흥항은 오징어 풍년이라 푸짐하고 싱싱한 오징어를 실컷 맛 볼수있다.
새콤달콤한 오징어 물회, 오징어 통구이, 오징어 회 등 쫄깃한 오징어 3색 별미를 즐겨보자


안흥항은 내항과 외항으로 나누어져 있다. 내항은 내륙에 자리하고 있고, 외항은 연륙교인 신진대교를 건너면 신진도에 자리하고 있어 신진도항이라고도 불리운다. 오징어를 맛 보고싶은 마음이 급하다면 내항보다는 외항으로 먼저 갈 것을 권한다. 내항에도 음식점이 있지만, 오징어 배가 외항에 거의 닻을 내리기 때문에 싱싱한 오징어 맛을 보기 위해서는 안흥항 외항으로 가서 오징어 맛을 본 후 내항으로 향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안흥항 오징어배 선원이 갓 잡아 온 오징어를 들어 보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외항에는 활기가 넘친다.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오징어잡이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안흥항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7월에서 9월까지는 동해 등 다른 해안에서는 안흥항만큼 오징어 잡이가 흥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제주도, 울릉도, 동해 등 전국 각지에서 오징어 배들이 안흥항으로 몰려 올 정도다. 황영규 서산수협 상무는 “7월에는 외지에서 안흥항으로 와서 조업을 하는 배가 70여척 정도였으며 8월 중순에는 100여척이 넘는다”며 “하루 5킬로그램 오징어 한 상자가 1만짝에서 4만짝까지 안흥항으로 들어온다”고 설명한다. 황 상무는 또 “안흥항에서 오징어 잡이가 시작된 것은 10여년 전부터”라며 “2007년에는 170억원을 위판할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작년인 2008년 고유가 등으로 잠시 부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금년에는 유가도 안정되고, 태안 기름피해도 없어져 피서객도 많고 오징어도 풍년이어서 안흥항이 더더욱 활기가 도는 것 같다”고 이어 말한다.


오징어잡이 배에서 갓 잡아 온 오징어를 경매에 내놓기 위해 오징어 상자를 나르는 모습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안흥항에는 전국 각지의 오징어 어선이 모여 조업을 한다


안흥항 외항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오징어 배들이 즐비하다. 항구 안쪽 길가로 길게 늘어선 수산시장에선 오징어를 잔뜩 쌓아놓고 손님들과 흥정이 한창이다. 시장 뒤편에는 횟집이 죽 늘어서 있다. 시장기를 느낀 여행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오징어 요리를 맛보고 있다. 횟집들은 평일에도 여름휴가를 맞아 싱싱한 오징어도 즐기고, 근처 해변에서 피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제법 북적인다.


쫄깃하고 싱싱한 오징어회는 씹는 맛이 일품이다


이 곳 외항에서 맛 볼 수 있는 오징어 요리는 크게 3가지. 오징어 물회, 오징어 통구이, 오징어 회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맛보기를 원한다면, 오징어 회부터 먹어보는 게 좋다. 오징어 물회는 양념이 되어있어서 회를 먹기 전에 먹으면 회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다. 또한 오징어 통구이는 그 자체로 통으로 불에 구운 것이기 때문에 짭짤한 맛이 있어서 간이 없는 회부터 먹고 다른 음식을 차례로 맛을 보는 게 좋다. 오징어 회는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산지에서 직접 잡은 오징어를 빠른 시간 내에 즉석에서 먹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싱싱한 오징어 회를 맛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맑은 오징어 살이 반투명한 빛을 내며 접시에 올려져 나왔다. 하얀 속살과 반들반들한 오징어 몸통. 방금 회를 쳐서 아직도 꼼지락거리는 오징어 다리들. 한 저름 집어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오징어 맛이 느껴진다. 쫄깃하게 씹히는 오징어 다리는 씹는 맛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입안에 들어왔을 때 그 싱싱한 오징어 회 내음이 바닷가 항구에서 먹는 분위기를 더 북돋아 준다.


오징어 통구이는 생오징어를 통째로 화덕에 구워 짭조름하면서도 독특한 맛이다


안흥항의 오징어 3색별미 중에서 오징어 회로 깔끔하게 입맛을 돋우었다면, 다음은 오징어 통구이. 오징어 철에 안흥항 외항에 가면 횟집들에서 화덕을 바깥에 내어 놓고 불을 피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은박지로 둘둘 말아 화덕에 통으로 올려진 오징어들이 은박지 안에서 푹 익으면서 오징어 고유의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내음이 난다. 오징어 통구이에는 어떠한 양념도 하지 않는다. 횟집 주인 아저씨는 오징어가 바닷물에 살기 때문에 특별히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간이 되어 있어서 맛이 있다고 귀띔해준다. 오징어 통구이는 말 그대로 생오징어를 통으로 구웠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맛 볼 수 있다. 긴 오징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지런히 썰어나온 오징어 통구이. 화덕에서 은박지만 벗겨 썰어 나온 것이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며 오징어 고유의 고소한 내음이 입에 닿기도 전에 코 끝에 퍼진다. 오징어 통구이는 데친 오징어의 씹는 질감과 비슷하지만, 그 맛에 차이가 있다. 간이 배어 있어서 더 짭조름하고, 불에 구운 훈제 내음이 섞여서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오징어 물회는 그 맛이 새콤달콤해 여름철 입맛을 제대로 살려준다


3색 별미의 대미는 오징어 물회가 장식한다. 물회는 회에 물이 자작자작하게 들어가고 양념과 야채 그리고 회를 함께 먹는 음식이다. 이 곳 오징어 물회는 재료 자체가 싱싱한데다 각종 야채와 청양고추, 양념 등으로 그 맛이 새콤달콤하다. 얼음도 동동 띄워 내오는 오징어 물회는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국물을 한 숟가락 뜨고 난 후에 회와 야채 등을 섞어 한데 먹는 것이 좋다. 물회를 얼음과 함께 한 국자 떠서 앞접시에 답고 국물 먼저 후루룩 마시고, 회와 야채를 짚어 함께 먹으니 더위에 사라진 입맛까지 확 살아난 듯하다. 이 곳 대부분의 횟집이 수산시장에서 오징어를 사오거나, 낚시로 잡은 놀래미, 우럭 등을 가져오면, 조리비를 받고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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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위판장에서 열리는 경매도 볼거리


“헤이~야~허! 헤이~야~허!”경매사가 도매업자들의 눈을 차례로 응시하며 힘 있는 목소리로 도매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오후 3시, 수협위판장에서 열리는 경매장에서는 오징어와 그 외 수산물을 도매로 구입하기 위해 모여든 도매, 중개업자들의 열기로 뜨겁다. 경매사가 구호를 외치는 동안 손가락으로 가격을 표시하는 수지호가를 통해 경매에 참여한다.


수협위판장에서 열리는 수산물 경매장 분위기는 그 열기가 뜨겁다


너무도 빠르게 움직이는 도매업자들의 손가락 움직임, 찰나를 놓치지 않는 경매사의 예리한 눈빛과 힘 있는 목소리. 경매와 상관없이 모여든 여행객들도 그 숨 막히는 긴장감과 생동감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경매를 지켜본다. 안흥항은 보통 오전 6시에 일반 수산물 첫 경매를 시작하고 그 이후 배가 들어오는 대로 경매를 하는데 오징어 경매의 경우 오전 9시,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6시에 수협위판장에서 경매가 열린다. 이 중 가장 활기를 띠는 경매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1시이다. 또한 이 곳에서 조업한 오징어들은 서울 노량진 시장, 대형마트 등 전국 각지로 운송돼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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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들과 가족들이 낚시하기 좋은 곳


“저기 보이는 저~ 물고기는 학꽁치에요. 꽁치 새끼죠. 저~기 보이는 건, 우럭 새끼고요.”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낚시를 왔다는 김태섭(52,서울)씨는 낚싯대 아래 보이는 자잘한 물고기떼를 가리키며 학꽁치와 우럭 새끼임을 알려준다. 그는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안흥항에서 낚시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낚시를 하기에는 시끄러운 낮보다는 조용한 밤이 더 제격”이라며 그간 낚시로 잡은 놀래미를 보여주며 자랑까지 한다.


안흥 외항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평화롭다안흥 내항에서 신진대교를 바라보며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안흥항의 내항과 외항에는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낚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강태공들 뿐만 아니라 낚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낚싯대를 대여해서 자주 온다. 이유인 즉은 낚싯대를 드리울 수 있는 장소가 많고, 고기가 잘 잡히기 때문이다. 내항 곳곳과 내항과 외항을 연결하는 신진대교 위에도 강태공들의 좋은 낚시터이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놀래미, 우럭 등이다. 마침 한 가족이 안흥 외항에 자리를 잡고 각각의 낚싯대를 다른 방향으로 드리우고는 평화로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오징어가 풍년인 안흥항, 추석이 지나면 이 곳에서 오징어 구경하기 어렵다고 하니, 제철에 쫄깃한 오징어 맛보고 하루만이라도 일상생활을 떠나 강태공이 되어 봄은 어떨는지.


안흥항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 - 서산시 - 태안읍(603번 지방도) - 근흥면(안흥항과 신진도항에서 유람선 탑승 가능)


안흥항 더 둘러보기


안흥항 유람선자세히 보기


안흥항에서는 오징어 맛보기, 낚시하기 이외에도 유람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안흥항에 자리한 유람선 선착장에서는 하루에 두 번 정기 유람선이 출발하는데 인원이 30명 정도 모이면, 수시로 유람선을 운항한다.


유람선 문의 : 041-674-1603 (안흥외항) 041-675-5220(안흥내항)
안흥항 근처 해수욕장


연포 해수욕장 자세히 보기


연포해수욕장은 안흥항에서 도황리 방향으로 가면 닿을 수 있다. 연포해수욕장은 난류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해수욕장 개장 기간이 가장 긴 것으로도 유명하며, 해안이 활처럼 휘어있어 이색적이다.


갈음이 해수욕장 자세히 보기


갈음이 해수욕장은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용의 눈물>,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촬영된 곳이다. 이 곳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져 있고 기암괴석이 가득해 특색 있는 해변을 찾는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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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별미, 안동 건진국수를 아시나요? 안동 건진국수는 아는 사람만 아는 여름별미다.
한동 내에서도 파는 음식점이 흔지 않다.
손이 여러번 갈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기때문.
찬물에 헹구고 건져 내 , 이름 붙여진 건진국수, 
그 시원함을 후루룩 맛보고 싶지 않은가

건진국수.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다. 안동이 국수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건진국수는 그리 많이 알려진 음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풍스런 한옥이 떠오르는 안동. 시원한 대청마루에서 후루룩 맛보는 건진국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 고택 옥연정사에 마실 온 박재숙 할머니가 옛 맛을 살려 반죽을 밀고, 국수를 삶아 안동 국수를 선보였다. 한 그릇의 건진국수가 나오기까지 오랜 인내와 정성이 들어간다. 옥연정사 대청마루에서 맛 본, 건진국수. 그 반죽만들기부터 후루룩 국수를 맛보기까지의 여정에 동참해 보심은 어떨는지

건진국수, 흔한 듯 흔하지 않아


“스물 두 살, 시집와서 여태 42년 동안 몸서리치게 살았지."안동 저우리 마을 반장님, 박재숙(63) 할머니에게 언제부터 이곳에 살았느냐 물었더니 돌아 온 대답이다. 꽃다운 젊음을 이 곳에서 보낸 박씨는 어릴 때부터 건진국수를 먹고 자랐다며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무더운 여름날 들로, 밭으로 나가 놀다가 해가 어둑어둑 질 때 쯤이면, 박씨의 할머니는 건진국수를 해 놓고 손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건진국수는 안동의 여름별미로, 손이 많이 가는 정성 음식이다


 
땀이 나고 입이 깔깔한 여름 저녁, 박씨의 할머니가 해 준 건진국수는 술술 잘도 넘어갔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인다. 건진국수를 먹던 그 소녀가 이젠 할머니가 되어 농가민박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국수를 만들어 내놓는다. 오늘은 박씨가 저우리 마을에 자리한 고택 옥연정사에 마실 왔다. 이유인 즉은, 고택 스테이를 운영하는 옥연정사 지킴이 김정희(43), 김상철(43)씨 부부네서 건진국수를 해 먹기 위해서다. 사실, 안동에 내려오기 전 안동에 내려가면, 어느 국수집에서든 주문만하면 건진국수를 쉽사리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건진국수를 하는 음식점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리 흔하지 않았다. 국수가 유명한 안동에서 건진국수를 맛보기를 당연스레 생각했던 것이 경솔했다. 그래도 먹고자 하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우여곡절 끝에 연락이 닿은 옥연정사 김씨 부부로부터 박씨와 건진국수를 만들어 먹기로 한 소식을 듣고 옥연정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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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깨로 얇고, 곱게 민 국수면


“손국수는 얇아야 맛있지.”박씨는 1미터가 넘는 긴 암반 위에 반죽을 올려놓고 손으로 주무르고, 치대고 또 주무르기를 한 참. “홍두깨랑 암반은 길어야 해. 그래야 긴 면을 뽑아내지” 두 팔을 벌린 길이만큼이나 긴 홍두깨를 암반 위 반죽 위로 슥슥 문지르며 박씨는 이 같이 말한다. 또한 홍두깨는 박달나무 혹은 대추나무 등으로 만든다. 그래야만 무거워서 반죽을 밀 때 힘이 더해지기 때문. 홍두깨를 양손에 잡고 반죽을 밀기 시작하는 박씨.


농가민박 박재숙 할머니가 옥연정사 김정희씨네 마실와서 건진국수를 만들고 있다.


 
“여름이라 반죽을 야물게 했는데도, 금세 더워져서 반죽이 물러져. 그래서 밀가루를 뿌려가며 밀어야 돼.” 박씨는 반죽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반죽을 동그랗게 만들며 밀면서 한 차례 밀가루를 고슬고슬 뿌리고, 그 와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김정희씨도 반죽이 넓고 얇아지자, 찢어질까 걱정스런 눈빛으로 박씨를 거든다. 얼마나 밀고 또 밀가루를 뿌렸을까. 밀가루 반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얇은 종잇장 같은 반죽이 탄생했다. 건진국수의 반죽은 콩가루와 밀가루를 섞되, 콩가루의 비율을 밀가루보다 많이 하고 계란과 물을 섞어 완성한다. 콩가루를 넣으면, 밀가루만 넣었을 때보다 점성이 강해져 반죽에 힘이 들어가서 더욱 얇게 밀 수 있다고. 또한 여름에 미는 반죽이기 때문에 반죽을 좀더 단단하게 해야만 반죽이 홍두깨에 덜 달라붙는다고 박씨는 반죽을 밀며 귀띔한다. 완성된 반죽을 길게 차곡차곡 접은 후 칼질이 시작되었다.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칼은 암반 위를 유유히 지나간다. 박씨의 정갈한 칼 솜씨가 지나간 자리에 얇고 가지런한 건진국수 면발이 남았다. 이 면을 풀어헤쳐서 채반에 얹은 후 팔팔 끓는 물에 삶는다. 다 삶아진 면을 차디 찬 물에 여러 번 헹궈 건져 낸다. 이렇게 면이 완성된다.그럼 육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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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 닭 등으로 육수


“예전엔 여기 은어가 많이 잡혔대요. 근데 지금은 은어 구경하기는 힘들다고 하대요.”김정희씨가 폭우로 밤새 불어난 낙동강 물을 보며 은어 이야기를 꺼낸다. 예전엔 낙동강에은어가 많이 살아서 은어를 석빙고에 저장했다가 임금님께 진상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석빙고란 안동에 자리한 저장고로서, 여름에 얼음을 보관할 수 있을만큼 차가운 장소이다. 그래서 본래 안동 건진국수의 육수는 은어를 푹 고아 만들었다. 안동의 여느 음식점에서는 아직도 은어 말린 것을 고아 육수를 낸다고도 하지만, 요즘엔 은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그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닭이나, 다시마, 멸치 등으로 육수를 낸다. 박씨는 닭과 무, 다시마 등을 푹 삶았다. 언제까지? 닭이 흐물흐물해 질 때까지. 이렇게 우려 낸 물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다.


건진국수 반죽을 얇게 만드는 데에는 오랜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오랜 반죽 끝에 곱게 썰어 나온 건진국수건진국수란 이름은 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건져 내 이름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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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시원한 정성의 맛

이제 고명을 얹을 차례. 고명은 네 다섯 가지로 하되, 이왕이면 색을 낼 수 있는 것으로 한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갈라 지져내고, 쇠고기, 당근 혹은 김치 등 오색을 낼 수 있는 것을 고명으로 얹어 눈부터 입맛을 돋운다. 이제 남은 것은 건진국수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고명을 얹은 후, 찬 육수를 고명이 흐트러지지 않게 붓는 일. 고택 옥연정사에 박씨와 김상철씨 부부, 그리고 기자가 상을 펴고 앉았다. 마침 간 밤에 내린 비 덕분에 시원한 바람이 상머리에 머물다 간다. 건진국수 앞에 앉은 그들, 담담한 대화에 별 특별할 것 없는 언변일지라도, 후루룩 국수 먹는 소리로 이웃의 정을 나눈다. 우선 젓가락을 들어 사리로 만들어진 국수를 헤집어 국물에 잘 섞는다. 그리고는 후루룩 입 속으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냉면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얇고 고운 면이 냉면만큼은 아니지만, 입 안에서 제법 쫄깃하다. 시원한 육수와 고명 그리고 국수. 그 삼박자가 제대로 갖춰졌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이 맛, 바로 정성이다.


 
 박씨와 김씨부부가 둘러 앉아 건진국수를 맛보며 이웃의 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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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옥연정사는 어떤 곳?

옥연정사는 420여 년 된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고택으로서, 서애 선생이 기거하던 곳이다. 고택 지킴이 김정희씨, 김상철씨 부부는 이 곳 옥연정사에서 3년여 동안 살아왔다. 그러다가 문중의 권유로 1년 여 전부터 고택 스테이를 시작했다. 고택 체험은 고택에서 숙박을 하면서 고즈넉한 한옥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 곳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위치 또한 화천서원에서도 더 깊숙이 들어가 있어서 고즈넉함을 즐기기엔 그만이다. 고택 앞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물살은 지친 마음도 그 물살에 실어 보낼 수 있을 것처럼 평안하다. 이 곳이 특이한 점은, 아침은 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한다는 점이다. 각각 다른 사연으로 다른 경로를 통해 온 낯선 손님들이 아침에는 모두 한 가족처럼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이 곳에는 방마다 방명록이 마련돼 있다. 하고싶은말, 느낀 점 등을 일기처럼, 또는 낙서처럼 편안하게 끄적일 수 있는 지면을 김씨 부부가 배려한 것. 여름에는 김상철씨가 고택을 찾은 가족 중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반딧불이를 보러 가거나, 이름 모를 들풀들의 이름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고택 옥연정사는 고즈넉한 전통한옥으로 고택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 글·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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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둘러본다면


 
화천서원자세히 보기

겸암 류운룡 선생의 학덕을 흠모한 유림이 이곳에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정조 10년 (1786) 에 세운 서원이다. 정조 10년(1786)에 건립하여 9월에 겸암 류운룡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자인 동리(東籬) 김윤안(金允安, 1560~1620) 공과 종손자인 졸재(拙齋) 류원지 (柳元之, 1598~1674)공을 배향시켜 100여년 이상 춘추로 향사를 지내오다가 대원군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되었다. 서원의 훼철을 아쉬워하던 후손들은 1966년부터 기금을 모아 건물을 짓고 사림들의 공론을 모아 1996년 5월 2일 복설고유(復設告由)를 거행하였다.


 
하회마을자세히 보기

하회마을은 풍산 류(柳)씨가 대대로 살아 오던 전형적인 집성촌으로 한국 전통가옥의 미(美)가 살아 숨쉬는 마을이다. 조선시대의 대유학자 겸암 류운룡 선생과 서애 류성룡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 안동 하회마을은 1999년 4월 21일에는 방한 3일째였던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한국 전통의 고장으로서 방문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안동한지체험 자세히 보기자세히 보기

우리 조상들의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안동한지는 우리 고유의 멋과 얼이 간직된 전통 한지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장(場)으로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안동한지는 안동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문 의 : 농가민박(박재숙) : 054-853-2771 / 옥연정사(김상철, 김정희) : 054-857-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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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蓮)과 맺은 연(緣) … 기다림을 감내한 후에야 얻는 백제의 향 -충남부여 연잎밥
오랜 수행의 끝에 찾아온 ‘깨달음’ 의 세계….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성급한 마음이 잦아든 뒤라야 비로소 연잎 향이 깊이 스민 밥을 먹을 수 있다하니 어쩌면 연잎밥은 모진 세월을 참고 견딘 후 비로소 깊은 깨달음을 얻는 사람의 인생과도 닮아있다.

천여년 전 옛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로 화려한 영화를 누렸던 부여. 
망국의 한이 서린 백마강 줄기 따라 의자왕, 계백장군, 삼천궁녀의 슬픈 이야기가 흘러가는 곳 역시 부여다. 
찬란하고도 서글픈 역사가 깃든 부여의 7월은 서동과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로맨스보다 더욱 아름다운 소식이 전해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활짝 피어난 연꽃이 그 주인공. 더위도 잊게 만드는 한 여름 연꽃들의 향연을 감상하고 싶다면, 지금 부여로 향해보자. 찬란했던 부여의 역사 속에서 꽃피운 연꽃의 진한 풍미를 입 안 가득, 가슴 가득 즐길 수 있는 ‘연의 모든 것’ 이 준비되어 있으니.

# 연꽃으로 다시 피어난 사랑의 연못‘궁남지’

7월에서 8월이 되면 궁남지는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연꽃 천지로 변한다
7월에서 8월이 되면 궁남지는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연꽃 천지로 변한다

부여의 매력 1번지는 단연 궁남지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궁남지는 무왕 35년에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여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못 한가운데에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선산을 모방한 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빼어난 조경미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인 궁남지는 서동이었던 무왕이 신라에서 시집 온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흐드러지게 핀 연꽃 사이로 배를 띄우고 함께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사랑의 연못’ 으로도 유명하다.
분홍의 꽃망울을 터트린 홍련
분홍의 꽃망울을 터트린 홍련
서동공원에는 그네타기도 즐길 수 있다
서동공원에는 그네타기도 즐길 수 있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전해지는 궁남지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전해지는 궁남지

여름이면 둥글게 늘어선 버드나무와 포룡정을 잇는 고풍스런 나무다리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 뿐 아니라 마치 꿈길을 걷듯 연꽃과 야생화로 뒤덮인 궁남지의 풍경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나 궁남지 일대 37만여 평의 드넓은 연못에 만개한 연꽃 군락지 속 연꽃들의 자태는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순백의 백련은 물론 홍련과 수련, 황수련, 미니홍련 등 등 지상의 모든 연꽃이 꽃망울을 터트려 그야말로 연꽃천지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궁남지 때문에 부여는 연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연잎밥이요, 또 하나는 연잎축제다. 연잎밥은 사찰 음식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부여의 대표적인 웰빙음식이라 할 수 있다.
# 입안 가득 넘치는 연꽃의 향, 마음으로 맡는 향기로운 울림 


과거에는 꽃도 먹을거리였던 적이 있었다. 심심풀이 땅콩 대신 동네 뒷산에 올라 아카시아 꽃잎을 따먹기도 했고, 학교 담장에 옹기종기 피어있는 사루비아 꽃의 단물을 빨아먹기도 했다. 봄이면 광주리 한 가득 진달래를 따 온 동네 사람들이 화전을 부쳐 먹기도 했을 정도로 꽃은 식감을 자극하는 요리 재료였다. 보기에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했던가. 요즘에는 아예 식용으로 먹는 꽃을 키우는 농가가 늘어났을 정도다. 그런데 꽃이 아닌 잎까지 조리하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부여의 연잎밥이다
버릴게 하나 없는 연꽃. 그중에서도 연잎은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버릴게 하나 없는 연꽃. 그중에서도 연잎은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 모락모락 김나는 찰진 밥 속속 숨겨진‘기다림의 선물’ 
옷을 여민 듯 겹겹이 연잎으로 싸여진 연잎밥. 늙은 잎으로 해야 맛이 좋다
옷을 여민 듯 겹겹이 연잎으로 싸여진 연잎밥. 늙은 잎으로 해야 맛이 좋다

해독작용과 함께 피를 맑게 해주는 연잎은 비타민 B 복합체가 풍부할 뿐 아니라 철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이 풍부하여 저혈압에도 좋은 음식이다. 또한 불교에서 장수, 건강, 명예, 행운 등을 의미하며 극락세계를 상징하기도 하거니와 연잎밥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도 오랜 수행을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있다 하니 맛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먹는 의미 또한 남다른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찰진 밥을 베어물면 그윽한 향이 가득
찰진 밥을 베어물면 그윽한 향이 가득
연근과 연잎조림 등 연요리가 한 상 푸짐
연근과 연잎조림 등 연요리가 한 상 푸짐

옷을 여민 것처럼 잘 익은 연잎을 벗겨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찰진 밥을 한 숟가락 떠 넣으며 천천히 씹으면 그윽한 연의 향이 입안 가득 차오른다. 이게 바로 보약이구나 싶다. 연잎밥은 소금기가 있고 찹쌀의 찰기에 연잎의 향이 배어있어서 반찬 없이도 먹음직하다. 허나 연잎밥 외에도 연근과 연잎조림, 연근을 이용한 짱아찌, 물김치, 초저림, 전 등 한상 가득 연 요리가 차려나오니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입 안 가득 연꽃의 향기를 머금을 수 있는 연잎차를 마시며 연꽃의 여운을 즐겨보면 어떨까.

연은 입 뿐만 아니라 눈도 만족시킨다. 바로 서동연꽃축제가 그것이다. 올해의 축제는 7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릴 예정인데, 궁남지 주변 2만 5천 평에 식재한 연과 야생화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 축제의 백미. 또한 세계희귀연, 수생식물 기획전, 연꽃주제관, 연꽃 사진전 등 볼거리와 함께 부여의 연을 이용한 연잎밥, 연차 등 백제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 부소산 따라 걷는 걸음걸음 백제의 역사가 오롯이
궁남지의 연꽃으로 눈이 즐겁고, 연잎밥으로 입이 즐거웠다면, 본격적인 백제 역사 기행에 나서보자. 부여의 진산이자, 백제시대 때 평상시에는 궁궐의 후원으로 전쟁 시에는 최후의 성곽으로 이용된 부소산.
백마강 따라, 황포돛배 따라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는 흐르고 또 흐른다
백마강 따라, 황포돛배 따라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는 흐르고 또 흐른다

그 옛날 나당연합군이 침입하였을 때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백제 여인들의 아름다운 숨결이 느껴지는 낙화암을 비롯, 고란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아직도 포곡식과 테뫼식의 산성 흔적을 볼 수 있는 부소산성,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국정을 계획했던 영일루, 백마강에 잠기는 달과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며 하루를 되돌아보는 사자루, 백제 삼충신(성충, 흥수, 계백)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삼충사 등 수많은 문화유산들이 있다. 부소산성 주차장 옆 구드래 나루터로 가면 낙화암이나 고란사로 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데 편도 티켓을 이용, 낙화암까지는 유람선을 이용하고 이후 고란사, 사비루, 군창지 등 부소산성 일대의 백제 문화 유적지는 여유 있게 걸어서 돌아보는 것이 좋다.
# 낙화암 아래 백마강 절벽에 아로새겨진 붉은 충절
비운의 왕과 삼천궁녀들의 슬픔이 새겨진 낙화암
비운의 왕과 삼천궁녀들의 슬픔이 새겨진 낙화암
송시열의 글자가 새겨진 낙화암 절벽 아래
송시열의 글자가 새겨진 낙화암 절벽 아래
낙화암의 백화정 모습
낙화암의 백화정 모습

처음으로 만나는 곳은 부소산 북쪽 백마강을 내려다보듯 우뚝 서 있는 바위 절벽이 낙화암이다. 낙화암은 백제가 무너지는 날 백제의 여인들이 적군에게 잡혀 치욕스런 삶을 이어가기 보다는 충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백마강에 몸을 던졌던 곳으로 삼국유사는 기록하고 있다. 훗날 그 모습을 꽃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유해 낙화암으로 불리게 되었다. 백마강에서 바라보면 아직도 절벽 색깔이 붉은데 당시 백제 여인들이 흘린 피로 물들었기 때문이라는 전설이 전해온다.
녹음에 휩싸인 고란사, 경내가 조용하고 그윽하다
녹음에 휩싸인 고란사, 경내가 조용하고 그윽하다
고란사의 명물은 고란약수, 명약수로 유명하다
고란사의 명물은 고란약수, 명약수로 유명하다

낙화암 아래 백마강가 절벽에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도 있다. 그 옛날 낙화암에서 떨어져 죽은 백제여인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건립된 사찰로 절 뒤쪽바위에서 자라는 고란초에서 유래해 절이름을 고란사라고 했다. 백마강을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곳으로 백제시대 임금은 항상 고란사 뒤편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약수를 애용하며, 매일같이 사람을 보내 약수를 떠오게 하였는데 약수터 주변에서 자라는 고란초를 띄워오게 하여 고란약수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한다. 이 약수를 즐겨 마신 덕에 임금은 원기가 왕성하고 위장병은 물론 감기도 안 걸리고 살았다고 전해진다. 고란사 위쪽으로는 약 50m의 깎아질듯한 절벽이 낙화암을 받치고 있는데 절벽 아래에는 조선시대 학자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낙화암(落花岩)’ 글씨가 붉게 한자로 새겨져 있다. 또 강가의 절벽이 마치 그림 병풍과 같아서 백제왕이 매번 놀고 잔치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 지금도 대왕포라고 부를 정도로 풍경이 아름답다.
<부여의 가볼만한 곳 더 보기>
백제왕릉원
국립부여박물관
서동요테마파크
정림사지
<축제 즐기기>

△ 제 7회 부여서동연꽃축제 안내
- 일시 : 2009년 7월 10일~ 7월 19일까지
- 장소 :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서동공원 일원
- 주요 행사 : 서동선화나이트퍼레이드, 다채로운 퍼포먼스, 체험과 전시, 사랑이벤트, 웰빙 굿뜨래판매장
- 문의 :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828
 
<여행안내 >
 
◎ 연잎밥 추천 식당 : 맛집으로는 백제의 집(041-834-1212)와 백제향(041-837-0110)등이 있다. 가격은 연잎밥 정식이 1만원 정도.
 
◎ 궁남지로 가는 방법
1) 서해안고속도로 - 홍성 IC - 청양 - 부여 - 궁남지
2) 경부고속도로 - 천안 JCT - 천안 논산고속도로 - 서논산 IC - 부여 - 궁남지
※ 문의 : 부여군 사적지관리사무소 041-830-2512
 
 
◎ 부소산성 탐사코스
1) 사비문(매표소) - 삼충사 - 영일루 - 군창지(또는 태자골 숲속 길) - 반월루 - 궁녀사 - 사자루 - 낙화암(백화정) - 고란사 - (유람선) - 구드래공원
2) 구드래공원(배타고) - 고란사 - 낙화암(백화정) - 사자루 - 반월루 - 군창지 - 영일루 - 삼충사 - 사비문
※ 문의 : (사비) 041-830-2527, (후문) 041-830-2524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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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법인넷 - http://www.beobin.net/bbs/board.php?bo_table=33_02&wr_id=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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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약초 품고 자란 흑돼지 … 몸을 보할 이 줄을 서시오!
지리산 천왕봉의 장엄한 산세를 머리에 이고 있는 산청. 지리산 그 깊은 골에서 불어오는 바람, 푸른 산을 따라 흘러내리는 맑은 물, 햇볕에 반짝이는 연초록빛 나무 등… 그 이름 그대로 5월의 산청은 길마다 푸른 물이 들어 산도 푸르고 강도 푸르니 찾는 이들에게 언제나 해맑은 미소를 선물한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산청을 산청(山淸), 수청(水淸), 인청(人淸)이라 부른다. 여기다 산청의 왕산 기슭에는 백성을 사랑한 가야의 마지막 왕 구형왕이 묻힌 돌무덤이, 하늘이 내린 허준과 류의태 선생의 뛰어난 의술과 정신세계가 약수가 되어 졸졸 흐른다. 그 찬란하고도 영롱한 물을 먹고 자란 약초는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골 깊은 산비탈 바위 틈틈이 옹골차게 뿌리를 박고 있다. 산 좋고 물 좋고 사람 좋다는 산청이 약청(藥淸)이라 불리우는 이유다.
# 산자락마다 그윽한 약초의 향기‘약초골 산청’


지리산 자락에 기댄 산청은 예로부터 약초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지리산 자락에 기댄 산청은 예로부터 약초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지리산은 지리오가피, 산수유, 오미자 등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국내 최대 서식지. 그 지리산 자락에 기대고 있는 경남 산청은 예로부터 전통한방과 약초의 본고장으로 익히 알려져 왔다. 또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동의보감의 허준과 그의 스승인 류의태 선생이 의술을 펼친 곳이 바로 산청이다. 

전통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이 무려 세 개가 지나니 마음마저 흐르는 물처럼 여유롭고, 민족의 영산이라는 지리산을 머리에 이고 있으니 저절로 드높은 이상을 갖게 된다는 산청. 허나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는‘구중심처’라 하여 베일에 쌓였던 곳 또한 산청이니, 신비한 효험이 지난 한약재가 많을 뿐더러 약초 처방 또한 발달해 있는 이유를 익히 짐작할 수 있을 터.
# 한방약초 먹고 자란 진정한 명품‘산청 흑돼지’


산청에는 신비한 효험을 가진 약초들이 많다
산청에는 신비한 효험을 가진 약초들이 많다
지리산 약초밭을 헤매며 자란 산청 흑돼지
지리산 약초밭을 헤매며 자란 산청 흑돼지

산청은 약초골 답게 갖가지 한방을 가미한 음식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지리산 자락에 풀어 놓은 까닭에 제 마음대로 약초밭을 헤매며 자란 흑돼지들이 대표선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흑돼지는 물론이요, 일반 돼지조차도 황금돼지띠라며 아이들을 출산하는 붐이 일었을 뿐 아니라, 핸드폰에는 하나씩 금빛 돼지들을 달고 다니며 돼지를 귀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TV에서 신종 플루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돼지들은 뭇매를 맞는 대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산청의 흑돼지들은 정말 억울하고 할 말도 많다. 산청의 흑돼지는 맑은 공기와 심심산골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 영롱한 아침 이슬이 배인 약초를 먹고 자란 청정 돼지이기 때문이다.

한방 약초를 먹고 자란 탓에 어릴 적부터 몸보신을 한 산청의 흑돼지들은 웬만한 병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지리산 자락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어다니며 자란 까닭에 다른 돼지들에 비해 살이 덜 찌고 그 살도 쫀득거린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까닭에 먹는 이들도 다이어트 걱정 없고, 느끼하거나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또한 누구라도 고기 한 점 먹고 나면 몸에 생기가 북돋는 듯하다. 이것이 진짜 산청의 흑돼지다. 허니 산청 흑돼지 맛을 본 이들이라면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산청 흑돼지를 포기할 수가 없다. 입 안에서 감돌던 그 쫀득거림과 고소함을 잊지 못해 다시금 산청을 찾고 싶게 만드는 그 맛을 어떻게 쉽게 져버릴 수 있겠는가. 산청의 주요 식당들에서는 당귀ㆍ삼백초 등 10여 가지 한방약초를 우려낸 물로 요리한 ‘산청 흑돼지’ 요리를 선보인다.

# 산청 약초와 한의학 역사가 한눈에 … 국내 최초 한의학전문박물관


건강과 체질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기구들
건강과 체질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기구들
허준 선생의 모습 담긴 입체영상실
허준 선생의 모습 담긴 입체영상실
산청 약초의 효험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의학박물관
산청 약초의 효험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의학박물관

산청 흑돼지로 몸을 보한 후 약초와 한의학을 경험해보자. 금서면 특리에는 붓끝 모양을 한 필봉산과 가야 마지막 왕이 머물던 왕산 자락에 조성된 전통한방휴양관광지는 산청의 약초와 한의학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전국 최초로 건립된 한의학전문 박물관으로 산청 약초의 효험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박물관에는 상설전시가 이루어지는 총 7개의 전시실과 특별전과 기획전들이 열리는 기획전시실, 허준 선생의 가상 스토리를 상영하는 입체영상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방체험실에서는 사상체질, 건강나이, 전신반응을 무료로 측정해볼 수 있다. 산림욕장과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허준 선생이 스승인 류의태의 장기를 해부하는 장면을 재현한 해부동굴도 볼 수 있다.

사주에 따라 맞은 약초를 추천해주는 이준호 씨
사주에 따라 맞은 약초를 추천해주는 이준호 씨
각양각색의 산청 약초들이 즐비한 약초전시판매장
각양각색의 산청 약초들이 즐비한 약초전시판매장

박물관에서 내려오는 길에 위치한 약재전시판매장도 들려보자. 이 곳에는 산청에서 직접 생산된 한약재들은 비교적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당뇨에 좋은 산뽕나무,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오가피나무, 백발을 흑발로 만들어준다는 하수오,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행임나무, 뼛속에 시린 느낌이 올 때 달여 먹는 진달래나무 뿌리 등 각양각색의 약초들이 즐비하다. 특이한 점은 각자의 사주에 따라 몸에 맞는 약초도 추천해준다는 것. 한의학 박물관에서 10분정도 산을 오르면 대한민국 국새를 제작했던 국새전각전도 있다. 지리산 줄기의 왕산의 류의태 약수터는 효험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류의터 약수터도 들려봄 직하다.
# 적막과 고요… 기암절벽 위에 위태롭게 매달린‘정취암’


정취암 내 원통보전의 모습
정취암 내 원통보전의 모습
소원을 담아 쌓아놓은 돌탑들
소원을 담아 쌓아놓은 돌탑들
정취암에서 내려다보는 산청의 전경
정취암에서 내려다보는 산청의 전경
정취암 응진전 뒤편 암봉에서 바라본 정취암의 풍광
정취암 응진전 뒤편 암봉에서 바라본 정취암의 풍광

잠시나마 빡빡한 저 아래 세상과 이별을 고하고 싶다면 대성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한 정취암으로 가자. 하늘과 맞닿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찔하게 높은 곳에, 그것도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린 듯 지어진 암자 정취암은 신라 신문왕 때 의상조사에 의해 창건된 암자다. 말이 암자지 원통보전, 응진전, 삼성각,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산신탱화 등 웬만한 사찰 규모를 능가한다. 정취암은 그 암자의 내력보다는 절집의 앉음새와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뿜어내는 그 풍경에 더 많은 사람을 찾게 하는 곳이다.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 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 속에 온갖 번뇌를 잊고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정취암 가까이에는 목침을 짜 올린 대웅전 건축설화와 새신바위에 얽힌 미완성 단성설화가 깃들여져있다.
# 굽이친 돌담 돌아 만나는 옛 집의 아름다움‘남사예담촌’


솟을대문을 정문으로 세운 단계초등학교
솟을대문을 정문으로 세운 단계초등학교
산청에는 조선시대 선비의 격조 있는 삶을 엿 볼 수 있는 고가마을이 두 곳 있다. 단계마을과 남사마을이다. 먼저 단계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정갈한 한옥의 솟을대문을 세운 마을 유일의 학교인 단계초등학교의 정문이 눈에 뜨인다. 마을 곳곳의 돌담도 운치있는 산책길이 되어준다.

회화나무 두 그루가 X자로 굽은 이씨고가
회화나무 두 그루가 X자로 굽은 이씨고가
오랜 돌담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
오랜 돌담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
남사예담촌에 위치한 이사재의 모습
남사예담촌에 위치한 이사재의 모습

단성면 남사리의 남사예담촌은 고색창연한 고가가 아름다운 마을이다. 또한 천왕봉의 줄기인 웅석봉에서 발원해 10여리를 흘러온 사수와 좌청룡, 우백호가 다정히 함께 하는 천혜의 자연승지로 예로부터 많은 학자와 선비를 배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입구에는 3백년 된 회화나무가 굽어진 허리로 버티고서 사람들을 반긴다. 


해묵은 담장, 담쟁이 넝쿨과 조화를 이룬 높은 돌담, 서원, 정자, 고가들마다 뜰에 피어있는 향기 그윽한 수백 년 묵은 매화나무 등에는 꼿꼿한 선비의 기개가 담겨있다. 

굽이친 돌담을 돌아가다 보면 옛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가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나 골목길 양쪽에 뿌리를 내린 회화나무 두 그루가 X자로 굽은 이씨고가는 남사마을을 대표하는 전통 한옥으로 자연과 돌담의 절묘한 조화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마을의 체험공간인 사양정사도 꼭 들러보자.
추억이 있고, 그리운이 깃든 우리네 돌담길
추억이 있고, 그리운이 깃든 우리네 돌담길

# 가락국의 슬픈 전설 가득 … 가야 마지막 왕의 능‘구형왕릉’



 가야의 마지막 왕의 애달픈 마음이 전해지는 구형왕릉의 모습
가야의 마지막 왕의 애달픈 마음이 전해지는 구형왕릉의 모습
금서면 왕산에 가면 패망국 가야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구형왕릉을 만날 수 있다.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오는 돌무덤으로 패망한 가락국의 마지막 왕이 나라를 구하지 못한 애통함에 자신의 몸을 흙이 아닌 돌로 덮어달라고 해 지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왕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비탈진 산기슭에 수만 개의 잡석이 7단 높이의 돌무더기를 이루고 있는 장관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유일의 적석총으로 마치 피라미드처럼 쌓여있다. 무덤의 정상은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데 돌무덤의 중앙에는 ‘가락국양왕릉’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고 그 앞에 석물들이 있는데 이것은 최근에 세워진 시설물이다. 왕릉 주변에는 등나무와 칡넝쿨이 뻗지 못하고 까마귀와 참새도 왕릉위로 날지 않으며, 이끼나 풀도 자라지 않고 낙엽조차 떨어지지 않는 신비함이 있는데 이를 두고 나라를 신라에 바친 왕의 한이 깊어서라고들 한다. 마지막 왕의 애달픈 마음을 통해 애잔한 가야의 역사에 가슴 한 구석이 찡해져 옴을 느낀다. 가까이에 효험이 뛰어나다는 류의태 약수터도 찾아봄 직 하다.
<산청의 또 다른 볼거리>

지리빨치산목면시배유지지리산 참숯골


황매산황매산영화주제공원

▷ 산청 흑돼지요리 맛집
산청군청 인근의 형제식육식당(055-973-3069), 덕원흑돼지 식당(055-973-9969)이나 홍화원(055-973-9555)이 있다.
 
▷ 산청 잠잘 곳
산청읍 내리 맑은산장농원 (055-973-6265_, 단성면 남사리의 남사예담촌 민박(055-972-7107)이나 예담참숯굴 랜드(055-973-5959), 시천면 중산리의 대웅모텔(055-973-8181)등을 이용하면 된다.
 
▷ 정취암 가는 방법
* 서울 - 경부고속도로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 단성IC - 신안면 원지(국도20번) - 문대마을 - 신등면 단계(지방도1006번) - 사계마을 - 정취암
 
 
▷ 전통한방휴양단지 내 한의학박물관 가는 방법
서울- 경부 고속도로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IC
 
 
▷ 남사예담촌 가는 방법
* 서울 -경부(중부)고속도로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단성나들목 -남사예담촌
 
 
▷ 구형왕릉 가는 방법
* 서울 - 경부고속도로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생초IC - 금서면 화계리 - 전구형왕릉
 
 
▷ 여행문의 :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 055)970-6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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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짧은 탈출을 원한다면?]
섬 아지매가 썰어주는 파도소리 한 접시 … 지하철 타고 가는‘맛
- 경기 시흥 오이도


포구의 낭만을 완성시키는 것은 역시 등대다. 오이도의 빨간등대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포구의 낭만을 완성시키는 것은 역시 등대다. 오이도의 빨간등대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끔씩 스스로에게 ‘행복’ 이 무어냐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복잡한 도심을 떠나 상큼 짭짤한 바다 내음을 한 아름 품은 해안도로를 달려보는 것. 그리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갖가지 해안절경에, 비릿하면서도 달보드래한 맛에 감탄하는 것처럼 비록 아주 소소한 것일지라도 내게는 더할 수 없는 ‘행복’ 이다. 그대여! 불황에 가벼워진 주머니만 만지작만지작, 도무지 여행을 떠날 시간과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행여 ‘행복한 꿈’ 을 포기하려 하진 않는가. 여행이라 함은 결코 멀리 떠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현듯 바다가 보고 싶다면 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전철을 타면 된다. 하루쯤 섬에 머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시화방조제를 따라 ‘제부도’ 로 내달리면 될 일이다. 서울에서 한 두 시간이면 봄기운 가득 배인 서해의 바닷바람과 석양에 빛나는 드넓은 갯벌, 그 품에서 자란 굴·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섬 아주머니들의 걸쭉한 입담 위로 나는 갈매기 소리와 마주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저물어가는 낙조 아래서 갓 잡은 싱싱한 활어에 소주 한잔 걸친다면 가히 남부러울 것 하나 없다. 가벼운 지갑이 행복해지는,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하루짜리 탈출지’ . 바로 오이도와 제부도다.

<일상탈출 맛 하나. 경기도 시흥 오이도>
없는 게 없는 10점 만점의 10점 여행지‘오이도’ 

서해안 낙조전망대인 오이도 등대
서해안 낙조전망대인 오이도 등대
전망대에 서본 포구의 모습
전망대에 서본 포구의 모습
넓디 넓은 갯벌, 그 속에서 움트는 생명들
넓디 넓은 갯벌, 그 속에서 움트는 생명들

섬의 모양이 까마귀(島)의 귀(耳)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오이도.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도 닿을 수 있는 곳이 ‘오이도’ 니 당연히 섬은 아니다. 그런데도 뒤에 섬이라는 글자가 붙었다. 원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었던 오이도가 섬 아닌 섬이 된 사연은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식민지치하였던 당시, 일제가 염전을 만들기 위해 안산시간 제방을 쌓은 뒤부터 육지와 하나가 되었다는 것. 어찌됐든 덕분에(?) 오이도는 여타의 섬에서처럼 차가 막혀 고생할 일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을 필요가 없어졌다. 거기다 시화호의 수질오염 때문에 한동안 발길이 뚝 끊어졌던 오이도가 최근 시화호의 회생으로 갯벌도 다시 살아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저녁노을 전망대‘오이도 빨간 등대’에서 포구의 낭만을 보다

오이도는 월곶에서 빠져 시화방조제방향으로 10여분쯤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전철로 간다면 4호선 오이도행 열차를 타고 종착역에서 내리면 된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오이도해양단지가 나오는데 바다 쪽으로 탁 트인 제방도로와 갯벌을 볼 수 있는데, 조개채취도 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체험학습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도 부족함이 없다. 

불야성을 이룬 오이도 횟집거리
불야성을 이룬 오이도 횟집거리
해질무렵의 등대와 해안산책로의 풍경
해질무렵의 등대와 해안산책로의 풍경

오이도의 랜드마크로 혜성처럼 등장한 빨간 등대는 볼거리 1순위. 뱃길을 비추는 대신 ‘저녁노을 전망대’ 란 이름으로 오이도의 장엄한 일몰 풍경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낙조 전망대에 서면 오이도의 전경은 물론 탐조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철새의 관찰도 가능하다. 등대가 서 있는 해안산책로에 서면 드넓은 갯벌과 바다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시화방조제가 까마득히 펼쳐진다. 시꺼먼 몸을 누인 갯벌과 멈춰선 고기잡이 배, 그 위를 한가로이 나는 갈매기 떼의 군무 등 한가로운 어촌마을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이도에서 대부도, 제부도로 이어지는 시화방조제를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는 서해안의 대표적 드라이브 코스. 왼쪽으로는 시화호가 오른쪽으로는 광활한 서해바다가 펼쳐져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는 듯 환상적 느낌에 사로잡히기 충분하다.
오이도 해안단지 우정횟집 며느리의 오이도 이야기

오이도의 매력이라면 단연 사시사철 싱싱한 횟감들과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집 등이 즐비한 오이도 횟집거리다. 오이도종합어시장에서 해산물을 공급받아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로 바닷가제방을 따라 죽 늘어서서 방문객들을 유혹한다. 회, 조개, 새우 등 없는 게 없다. 

오이도 횟집 며느리의 걸쭉한 입담만큼이나 푸짐한 활어회 한 상

“회 맛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어요. 멀리 남도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갓 잡아온 싱싱한 활어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지하철로도 움직일 수 있는 포구라는 게 오이도의 큰 장점이죠. 골라먹는 재미도 있죠. 담백한 생선 맛을 보고 싶으면 활어회를, 불타는 조개가 먹고 싶으면 조개구이,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할 거면 바지락 칼국수를 시켜먹으면 되죠.”
오이도에서 3대째 횟집을 경영하고 있다는 우정횟집. 활어회를 주문하고 넌지시 오이도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가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버린 그녀는 우정횟집의 며느리 형은미씨다. 결혼 전까지 뭍(?)에 살다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오이도 아줌마가 된지 올해로 5년째. 처음에는 오이도에 사는 남자에 반해 오이도로 오게 되었지만, 지금은 남편보다 오이도의 매력에 빠져 다시 뭍으로 나갈 생각이 추호도 없단다. 
며느리도 모르는 간장게장 맛의 비법은?
며느리도 모르는 간장게장 맛의 비법은?
쫄깃한 고기와 얼큰한 국물의 우럭매운탕
쫄깃한 고기와 얼큰한 국물의 우럭매운탕
싱싱한 활어회 한점에 소주생각이 절로 난다
싱싱한 활어회 한점에 소주생각이 절로 난다

주문한 음식이 하나하나 차려진다. 금방이라도 팔팔 뛸 듯한 싱싱한 회는 기본이고 산낙지, 해삼, 멍게, 새우구이, 가리비 등 해산물이라 이름 붙은 것들은 죄다 상에 올려졌다. 보기만 해도 배가 남산만큼 불러지는 듯 하다. 그녀의 걸쭉한 입담만큼이나 인심 또한 넉넉하다.

회 한점을 초고추장에 푹 찍은 뒤 마늘과 고추를 넣은 깻잎에 올려 쌈을 한 후 한 입에 밀어 넣는다. 입안 한가득 전해오는 그 담백한 생선의 맛. 오이도를 찾는 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식도락의 최고 일미다. 우럭이 통째로 끓여져 나오는 우럭매운탕은 국물이 끝간 데 없이 얼큰 시원하고 고기는 쫄깃쫄깃하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간장게장은 둘이 먹다 하나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기가 막히다. 이 맛의 비밀은 며느리도 모르는 어머님만의 비법이 있단다.

정동진에 일출이 있다면, 오이도에는 낙조가 있다!

그녀의 오이도 사랑은 끝이 없다
그녀의 오이도 사랑은 끝이 없다
“서울 근교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포구의 낭만을 즐기기에 최고의 장소는 오이도예요. 오이도의 매력이라면 해질녘의 풍경이죠. 정동진이 해돋이명소라면 해넘이 명소는 당연히 오이도죠. 오이도의 낙조는 365일 어느 하루도 같은 색을 띤 적이 없어요.” 

입담 좋은 그녀의 오이도 자랑이 끝이 없다. 게 눈 감추듯 밥 두 그릇을 뚝딱 하고나니 어느새 저녁 무렵이다. 오이도의 낙조는 서해안의 낙조 중에서도 최고로 꼽힐 만큼 장엄하다. 넓은 바다에 땅거미가 깔리면 작열하듯 태양이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며 바다 수면 위에 금빛 비를 쏟아내는 풍경은 과히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과연 정동진이 일출의 명소라면, 오이도는 정동진에 버금가는 일몰의 명소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바다가 검게 물들면 등대는 더욱 빛을 발한다. 형형색색 조명으로 무장한 등대가 밤마다 오이도 하늘에 화려한 수를 놓으니 말이다. 방파제 이켠의 상가도 기다렸다는 듯 불빛을 밝힌다. 


서해안 최고의 낙조라 칭송받는 오이도 낙조. 숨겨져있던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서해안 최고의 낙조라 칭송받는 오이도 낙조. 숨겨져있던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오이도’ 라는 시집에서 시인 임영조는 오이도를 ‘늙은 주모가 칸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은’ 그리고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 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곳이라 노래했다. 형형색색 불빛으로 번드르르 치장한 횟집들과 한잔 술에 흥청거리는 사람들을 더 잡아두려고 호객하는 사람들 등 실제 오이도에선 시 속의 낭만은 찾아보기 힘들다. 알면서도 주말이 되면 발길은 늘 오이도로 향한다. 사람의 감성은 오묘한 지라 왠지 오이도에 가면 인심 좋은 늙은 주모라도 만나 회 한점에 소주 한 잔 건하게 마시는 낭만을 누리게 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같은 것이 생기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곳이 한낱 한가로운 도피처라는 걸 깨닫게 될 지라도.
<오이도 더 둘러볼 관광지>

* 오이도 유적 :
서해안 지역이 대표적 유적으로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이어지는 주거지이며 집자리 온돌유구, 토기편, 서기, 어망추 등이 출토되어 우리나라 해안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더욱이 조선초기에는 군사상 중요시되던 곳이어서 봉화대가 설치되었으며, 조개무지에 올라앉은 섬이라고 지칭될 만큼 섬 전체가 패총지대이다.
* 똥섬(덕섬) :오이도입구 삼거리에서 내려 오른족으로 가면 똥섬이다. 마치 모양이 사람의 변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작은 섬 똥섬은 개인소유의 섬이다. 이 섬 바다를 향하는 쪽 뒷편에는 오이도에서 망둥이가 가장 많이 잡히기로 이름난 곳이고 갯벌에서는 맛조개가 많이 잡힌다. 인바다라는 카페가 있는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마냥 아름답다.
<여행 팁>

◇ 오이도 가는 방법
1) 자가 이용 : 영동고속도로 - 월곶IC - 시화공단방향 - 옥구고가도로 - 오이도
2) 대중교통 이용 : 지하철 4호선 서울역 ~ 오이도역 하차/ 버스 - 오이도역- 오이도종합어시장
◇ 오이도 맛집 : 오이도 횟집단지는 싱싱한 횟감과 푸짐한 반찬으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우정횟집(031-497-3827)은 3대가 이어서 하는 오랜 전통의 집. 곁들여 나오는 간장게장 맛이 일품이다. 

☞ 오이도 자세히 보기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손은덕 취재기자(toss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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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짧은 탈출을 원한다면?]
섬 아지매가 썰어주는 파도소리 한 접시 … 지하철 타고 가는‘맛島’
- 경기 화성 제부도


작은 섬이지만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배어있는 제부도, 그리고 등대
작은 섬이지만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배어있는 제부도, 그리고 등대

가끔씩 스스로에게 ‘행복’ 이 무어냐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복잡한 도심을 떠나 상큼 짭짤한 바다 내음을 한 아름 품은 해안도로를 달려보는 것. 그리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갖가지 해안절경에, 비릿하면서도 달보드래한 맛에 감탄하는 것처럼 비록 아주 소소한 것일지라도 내게는 더할 수 없는 ‘행복’ 이다. 그대여! 불황에 가벼워진 주머니만 만지작만지작, 도무지 여행을 떠날 시간과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행여 ‘행복한 꿈’ 을 포기하려 하진 않는가. 여행이라 함은 결코 멀리 떠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현듯 바다가 보고 싶다면 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전철을 타면 된다. 하루쯤 섬에 머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시화방조제를 따라 ‘제부도’ 로 내달리면 될 일이다. 서울에서 한 두 시간이면 봄기운 가득 배인 서해의 바닷바람과 석양에 빛나는 드넓은 갯벌, 그 품에서 자란 굴·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섬 아주머니들의 걸쭉한 입담 위로 나는 갈매기 소리와 마주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저물어가는 낙조 아래서 갓 잡은 싱싱한 활어에 소주 한잔 걸친다면 가히 남부러울 것 하나 없다. 가벼운 지갑이 행복해지는,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하루짜리 탈출지’ . 바로 오이도와 제부도다. 

<일상탈출 맛 둘. 경기도 화성 제부도>
근심 털어 놓고 다함께 車車車 … 한국판‘모세의 기적’펼쳐지는 제부도 


조각배 멈춰선 제부도 갯벌
조각배 멈춰선 제부도 갯벌
조각배 멈춰선 제부도 갯벌
하루 두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제부도

서해안 대표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시화방조제에서 방아다리 선착장이 있는 대부도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섬. 홍해를 갈라 바닷속 길로 양들을 인도했던 ‘모세의 기적’ 이 자그마치 하루에 두 차례나 일어나는 섬이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앞바다에 있는 제부도말이다. 과연 제부도 출입매표소를 지나니 물 밖으로 몸을 드러낸 하얀 도로 위를 자동차들이 질주하듯 내달린다. 길 양편에 펼쳐진 갯벌 위에서 진흙을 덮어쓴 게와 조개들이 입을 쩍쩍 벌리며 낯선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단, 영화에서나 봄직한 이 같은 장면은 바닷길이 열렸을 때의 일이다. 물때를 잘못 맞혔다간 물이 차서 섬에 갇히게 되는 불상사를 겪을 수도 있으니 꼭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섬 둘레가 겨우 8km 남짓한 작은 섬인 제부도가 주말만 되면 수많은 인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다른 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제부도만의 독특한 매력 때문일 게다. 육지와 섬과의 거리는 단 2.3km, 오이도와 마찬가지로 배를 타지 않고도 도시와 단절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파도와 바람이 조각해놓은 기암과 자연이 살아 숨쉬는 갯벌이 있다는 점. 그리고 여행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의 즐거움도 두루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물 매바위. 연인들의 데이트
제부도의 명물 매바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명물 매바위. 연인들의 데이트
제부도는 갯벌이 좋아 조개채취체험도 가능하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갯벌의 가운데를 뚫고 드라이브 하듯 섬을 건너면 바로 갈래길이 나온다. 왼쪽 길은 그림과 같은 해안선, 기암괴석 그리고 아름다운 풀밭을, 오른쪽으로는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포구를 만날 수 있다. 섬을 싸고도는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이 마주치는 곳에서 1.4km좁은 길을 달리면 모래벌 남서쪽 끝에는 제부도의 명물인 매바위가 있다. 이 매바위는 오랜 기간의 해식작용에 의해 기이한 모양을 한 기암괴석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보는 각도에 따라 먹이를 노리는 매, 하늘을 비상하는 매 등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밀물이면 물에 잠겼다가 썰물이면 아래까지 그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갯벌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조개와 게, 낙지를 잡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제부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특히나 매바위 주변은 갯벌이 일품이어서 바지락과 ‘쏙’ 은 물론 운이 좋으면 물이 빠질 때 나가지 못한 망둥어도 건질 수 있는 횡재를 만날 수 있다. 

제부도에서 놓쳐선 안될 식도락 조개구이. 가리비, 소라 등 맛이 그만이다
제부도에서 놓쳐선 안될 식도락 조개구이. 가리비, 소라 등 맛이 그만이다

오이도와 마찬가지로 제부도는 섬뿐 아니라 섬으로 이어지는 도로마다 횟집들이 죽 늘어서 있다. 매마위 앞 방파제에는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갯벌에서 잡은 키조개, 바지락, 대합, 맛조개 등 각종 조개를 숯불에 올려놓고 구워먹는 조개구이는 남녀노소가 즐기는 메뉴. 혹자들은 바지락칼국수와 조개구이만으로도 충분히 여행할 만한 곳이라 할 만큼 제부도에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간판에 크게 ‘제부도의 명소’ 라 써붙인 ‘청해회 조개구이’ 에 자리를 잡았다. 우연히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순옥 사장은 관광업계에서 13년 동안 일했던 경력 때문에 이 곳 사람들에겐 제부도 여행의 베테랑으로 통했다.

제부도 여행의 베테랑 윤순옥 사장
제부도 여행의 베테랑 윤순옥 사장
육즙이 그만인 새우구이
육즙이 그만인 새우구이
국물이 얼큰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국물이 얼큰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제가 나고 자란 곳이 바로 제부도거든요. 오랫동안 일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부도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실 제부도가 여타의 섬처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절경지가 있는 섬은 아니에요. 대신 아기자기하면서도 꾸미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죠. 특히나 황금빛으로 빛나는 갯벌과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조개구이는 그 맛이 꿀맛이에요. ” 
청해횟집의 조개구이는 가격대별로 세트가 있는데 2인 기준 5만원 세트를 주문하니 모듬 조개구이는 기본이고 활어회에다 왕새우, 키조개, 쭈꾸미, 조개탕, 멍게, 칼국수까지 …. 눈이 휘둥그레 질만큼 많은 해산물이 쉴새없이 숯불에 올려진다. 바지락을 울궈 내 만든 바지락 칼국수도 국물이 깊고 구수한 맛이 그만이다. 


섬의 낭만을 감상하기 좋은 해안산책로
섬의 낭만을 감상하기 좋은 해안산책로
서해안 낙조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제부도 낙조
서해안 낙조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제부도 낙조

배가 두둑해지면, 드라이브 하듯 섬을 한바퀴 돌아봐도 좋다. 제부도 해수욕장과 제부도 포구 사이 해안에 산책로도 조성돼 있어 천천히 걸으면서 섬의 낭만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조개껍질이 섞인 2.5㎞의 제부리 해수욕장도 볼 만하다. 물때가 가능하다면 제부도 낙조를 감상하고 가자. 제부도여행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서해의 낙조이기 때문이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장관이다. 제부도는 서울에서 당일여행코스지만 다시 뭍으로 가느냐, 섬에 남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나들이 하듯 살짝 다녀와도 좋고, 저녁 무렵 마치 그립엽서의 한 장면 같은 낙조를 바라보며 조개구이에 소주 한잔 하면서 여유를 갖고 섬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꽤 운치 있는 일이다.
<여행 팁>
◇ 제부도 물때 확인하기 : 서신면사무소 (031-369-1673)나 화성시 해양수산과 (031-369-2339)로 연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제부도 가는 방법 :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306번 지방도)-사강(309번 지방도)-광평리(336번 지방도) - 제부도
◇ 제부도 맛집 : 매바위 앞 방파제에 있는 청해조개구이(031-357-4329)가 유명하다. 그 외에도 석구네횟집(031-357-2485)이나 제부도 그린회수산(031-357-3838)도 가볼만 하다.
☞ 제부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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