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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골의 퓨전 향토음식, 안동찜닭 예로부터 '양반골'로 불렸던 안동은 유교문화와 전통에 대한 뿌리의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안동 지방의 음식에는 강한 지역색과 전통이 남아있는 것이 많다. 안동소주, 풍산김치, 안동식혜, 안동간고등어 등이 그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모두 안동 지방만의 특색과 고유의 비법을 간직한 '안동'표 향토 음식들이라 할수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안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향토음식이 있다면
뭐니뭐니 해도 '안동찜닭'이 아닐까?
우선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재료인 ‘닭’ 요리인데다 매콤달콤한 그 맛은 누구의 입맛에나 즐거움을 선사할 만큼 대중적이라고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요즘엔 안동이 아닌 전국 어디엘 가도 ‘안동찜닭’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조리법이 비교적 쉽고 간편한 것도 대중적으로 널리 유행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쯤 되면 구태여 ‘안동’의 찜닭일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안동찜닭은 보수적이고 전통색이 강해 보이는 양반골의 다른 향토음식과는 왠지 이미지가 다르다. 우선 형식부터가 닭과 온갖 재료들을 뒤섞어 만든 일종의 퓨전 요리이고, 위아래, 너나 할 것 없이 큰 접시를 사이에 두고 여럿이 한데 어울려 먹을 수 있는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음식이다. 하지만 안동찜닭은 누가 뭐라 해도 안동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국 어디서나 프라이드치킨이 유행하고 양념통닭이 활개를 쳐도 찜닭은 여전히 ‘안동찜닭’이라는 고유명사에 실려 전국 식당을 누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안동찜닭이 안동에서 유래한 탓일 게다. 안동시내에 자리잡은 안동 구시장이 바로 원조 안동찜닭의 본거지이다.
 찜닭시장 골목,안동찜닭

프라이드 치킨, 양념통닭이 활개쳐도 꿋꿋한 안동찜닭


안동구시장 초입은 ‘닭골목’이라 불린다. 지금은 말끔하게 새 단장을 해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초입부터 쭉 늘어선 닭요리집들이 안동찜닭의 명성을 말해주는 듯 하다.
본래 향토음식이란 물산의 교류가 원활치 않았던 그 옛날, 지역의 특산물 위주로 음식을 해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고유한 음식문화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안동찜닭은 엄밀히 말해 향토음식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동찜닭엔 분명 안동 서민들의 삶과 먹거리 내력이 숨어 있다.
안동은 예로부터 지리적 특성상, 전국의 물산이 몰려드는 중간 집성지였는데, 특히 전국의 소들이 이곳에 몰려들어 가장 큰 우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다보니 전국적으로 몰려드는 상인들이며 외지인들이 많아 안동시장은 늘 성황을 이루었다. 안동찜닭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다. 안동구시장의 경기가 한창 좋을 때 닭골목에 닭요리를 먹기 위해 몰려들던 단골 손님들이 닭도리탕에 이것저것 재료를 넣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하나둘 재료가 더해져 지금의 안동찜닭으로 변모했다. 안동구시장 상인들 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든 상인들에게도 오랜 여정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영양분도 보충할 겸, 고단백 영양소가 듬뿍 든 영양식으로 안동찜닭은 더없이 안성맞춤인 음식이 아니었을까?
어찌됐든 그 후로 안동찜닭은 안동 서민들이 즐겨찾는 특별식이 되었다. 특히 안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서울 학생들이 프라이드 치킨 맛에 흠뻑 빠져들던 시절에 친구들과 틈틈이 돈을 추렴해 우르르 안동찜닭을 먹으러 다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김대감집 식당외부·내부사진

“찜닭은 첫째, 신선한 닭고기를 써야 하고, 그 양념이 맛있어야 하는데, 안동찜닭은 신선한 닭으 기름기를 쪽 빼고 적당히 익혀서 고온에서 빨리 조리하기 때문에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고 살코기 맛도 아주 좋다고들 해요.”

안동구시장에서 20년 넘게 찜닭 요리집을 하는 ‘안동 김대감 찜닭집’ 주방 아주머니는 묻지도 않았는데 은근슬쩍 안동찜닭 자랑을 늘어놓는다. 안동찜닭이 단지 원조라서 유명한 게 아니라 그 맛이 제일이기 때문이라는 소리다.
사실, 안동찜닭은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 건 아니다. 알맞은 크기로 토막을 내 고온에서 삶아낸 닭에 감자, 당근, 양퍄, 표고버섯 등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청양고추와 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넣어 조리하다가 마지막으로 불린 당면을 듬뿍 넣어 익혀내는 음식으로 닭고기의 맛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를 혀끝에서 즐기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레시피다.
하지만 안동찜닭이 특별히 다른 지역에 비해 ‘원조’의 깊은 맛을 줄 수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전해진다.
“안동은 전통적으로 찜요리가 발달했어요. 잉어찜, 매기찜, 찜닭 등. 이 찜 요리란 것이 탕이나 볶음과 달리 물을 별로 쓰지 않고 쪄내야 하는 기술인데 이게 제대로 돼야 맛을 살릴 수 있거든요. 아마도 안동지역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양반들의 고장이다 보니 음식도 가공해서 맛을 좋게 하기 위한 조리법을 많이 연구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찜요리가 발달하지 않았을까...”
안동의 민속을 연구하는 한 연구자는 안동지방의 문화적 성숙도가 바로 차원높은 조리법의 하나인 찜요리를 발달시키는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 배인 소견이긴 하지만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쫄깃졸낏한 닭고기 맛의 비결은 분명 적당한 온도에서 제대로 익혀내는 찜요리 기술에서 나온 것이리라.
하지만 혀끝에서부터 받아들여지는 첫 맛과 뒤에 남는 뒷맛까지, 미각을 자극하는 요인은 다름 아닌 양념장, 즉 소스의 맛이다. 안동찜닭에는 소스의 종류만 해도 수없이 많은데, 다른 지역에서는 안동찜닭의 맛을 흉내는 내지만 어떤 것도 안동찜닭 정통의 맛을 내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소스를 만드는 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시장 사람들은 말한다.
김대감집 찜닭


찜요리 발달한 안동, 잉어찜, 매기찜...김대감집 "찜닭"까지

안동찜닭의 맛을 내는데 빠질 수 없는 주 양념 재료는 청양고추다. 고춧가루를 절대 넣지 않고 오직 청량고추에 간장 등을 섞어 매콤한 맛을 내는 것이 안동찜닭의 특징이다. 또한 고온에서 빠르게 조리하는 것도 안동찜닭의 맛을 내는 비법의 하나다.

안동찜닭은 청량고추의 톡 쏘는 맛에 매콤하면서도 뒤에 남는 맛은 달콤하다. 기름기가 없어 담백한 닭고기 맛과 먹기 좋게 익은 야채, 부드럽게 넘어가는 당면이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 속에 한데 어우러져 혀에 감기는 맛이 양껏 먹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든다.
특히 안동찜닭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재료와 양념을 풍부하게 쓰고 당면을 듬뿍 넣어 푸짐하게 차려내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보통 한 접시를 두고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먹는데, 한 접시에 1,8000원으로 네 명이 둘러앉아 먹고도 남는 경우가 있어 집에 싸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덕분에 예나 지금이나 안동찜닭은 학생들이나 젊은 샐러리맨들 사이에서 값싸고 맛좋은 영양보충식으로 인기가 좋다. 하지만 그 맛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의 입맛에나 맞아 가족 단위로 하는 외식의 주 메뉴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시사철 어느 때나 줄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추운 겨울, 가까운 사람들과 둘러앉아 매운 청양고추 맛에 입안에 바람을 불어 넣어가며 안동찜닭을 먹어보면 어떨까? 매콤한 맛에 한번 울고, 정감어린 얼굴에 한번 웃고. 마치 하회탈처럼 재밌는 표정을 짓게 되지 않을까?
[여행팁]

▶ 추천식당
안동구시장 닭골목 집 어느 곳에나 안동찜닭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20년 넘게 찜닭요리를 하는 ‘안동김대감 찜닭집’(054)853-0449, ‘안동대가찜닭’(054)856-7888‘, ‘종손찜닭’(054)843-9989 등이 대표적이다. 찜닭 한 접시 가격은 18,000 원으로 4인분 정도가 충분히 먹을 양이 나오고 그 외 튀긴 닭에 마늘과 고추를 듬뿍 얹은 마늘 닭과 후라이드가 각각 12,000 원이다.

▶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서안동 IC로 빠져나와 하회마을로 가는 길(좌회전) 반대방향의 도로를 타고 표지판을 따라 시내로 들어선다. 열차편은 청량리 역에 있고 버스는 동서울 터미널 역에서 출발한다.

▶ 주변 볼거리
안동민속박물관, 영호루, 안동공예문화 전시관, 고산 서원, 의성김씨 종택, 무릉유원지, 하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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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까지 꽉 들어찬 주꾸미 소라방에서 건져 올린 봄-충남서천 싱그러운 봄을 눈으로만 느낀다면 이 얼마나 서운한 일인가
물론 눈맛도 중요하지만 겨우내 축 처졌던 입맛을 잡는 것이 급선무다.
이럴 떈 제철 제 땅에서 난 먹을거리가 최고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하지 않앗던가.
지금 서천 앞바다는 주꾸미가 한창이다.
몸통에 여덟 개의 다리가 달린 것이 꼭 낙지와 비슷하지만 가끔 요녀석들을 볼 때면 참 야무지다는 생각이 든다. 기다란 다리와 통통한 몸을 가진 낙지에 비하면 한 젓가락도 안 되어 보이지만 이맘때의 주꾸미 맛을 보고 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봄철이 산란기인 까닭에 알이 꽉 들어찬 주꾸미를 한입에 쏙 넣으면 그 고소함에 잘도 넘어간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을 괜히 하겠는가. 어찌됐건 오랜 세월 인정받아온 맛이고 또 이왕 먹을 거라면 조금이라도 맛이 들었을 때 먹는 게 현명한 방법. 계절마다 어디는 뭐가 맛있네, 뭐가 유명하네 하는 말이 들리지만 주꾸미만큼은 충남 서천 일대라는 데 입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홍원항과 마량리 일대가 대표적이다. 몇 년 전 시작한 ‘주꾸미축제’가 호응을 얻으면서 유명해진 결과지만 실제 서천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2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주꾸미를 잡는다고 해도 될 정도로 주꾸미가 풍년이다.
갓 잡아올린 싱싱한 주꾸미
갓 잡아올린 싱싱한 주꾸미

전통방식인 소라방으로 조업


어선에서 소라방 거두기
소라방 속 주꾸미
어선에서 소라방 거두기
소라방 속 주꾸미

주꾸미는 연중 잡히긴 하지만 날이 슬슬 풀리기 시작하는 봄철, 산란을 앞두고 가장 맛이 좋다. 2월 중순부터 어민들은 바다에 소라방을 띄우기 시작해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중순까지 작업을 한다. 3월 초에 찾은 홍원항은 주꾸미철이 찾아왔음을 실감케 한다. 작은 어선들 대부분이 주꾸미를 실어 오기가 무섭게 바구니에 옮겨 담아 위판장으로 향한다. 조금이라도 더 싱싱할 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작업을 나가면 평균 4~5시간 정도 머물다 오고 대략 5km 정도 떨어진 어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30분은 족히 걸린다. 큰 배들이야 그물로 이놈저놈 다 잡아 올리지만 작은 배는 아직까지 전통방식인 소라를 이용해 주꾸미를 잡는다. “제 집인 줄 알고 자꾸 들어가는 거야. 소라 꾸러미를 던져놓고 사나흘 있다 가면 그 안에 쭈께미(주꾸미)가 들어앉아 있고 그래.” 예전이나 지금이나 많이 잡히냐고 물으니 옛날만 못하단다. 그나마 주꾸미축제가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찾아오니 괜찮은 편이라고. 밤에 주로 활동하는 주꾸미는 바위굴이나 바위틈에 있는 조개껍질 등에 산란을 하는 습성이 있어 어부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 커다란 고둥이나 소라 껍질을 이어 만들어 바다에 넣은 뒤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를 ‘소라방’이라고 한다. 한 묶음에 소라껍질이 80개씩 달려 있고 한 번에 2000개에서 많게는 1만 개씩 바다에 던져놓는단다. 이때 저마다 다른 색깔의 깃발로 영역 표시를 해놓고 며칠 뒤 소라방을 끌어올려 그 안에 있는 주꾸미만 꺼낸 뒤 다시 물속에 넣어두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미끼는 필요 없고 알맞은 크기의 소라만 있으면 된단다. “글쎄 요새같이 바람이 많이 불면 매일은 못 나가지. 한 번 나가면 네다섯 시간은 있다 오는데 바람이 세면 견딜 수가 있어야지.” 한 번에 10시간 넘게 조업을 하는 큰 배라면 모를까 작은 어선들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린데 기름값은 빠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살짝 데쳐 야채와 무쳐낸 주꾸미 
   무침.
살짝 데쳐 야채와 무쳐낸 주꾸미 
   무침.
  1. ▲ 살짝 데쳐 야채와 무쳐낸 주꾸미
    무침.
  2. ▶ 마량포구의 한가로운 풍경
마량포구의 한가로운 풍경

타우린과 철분 풍부한 봄철 영양식


홍원항에 수협위판장이 있어 주변엔 자연스럽게 어시장과 횟집이 늘어서 있다. 중매인에게 주꾸미를 팔면 상인들이 와서 사가는데 그날의 시세보다 그리 높게 올려 받지는 않는다. 그날 시세가 1kg 기준으로 1만2000원 선이면 소비자들은 1만5000원 선에 살 수 있다. 단, 상거래 정착을 위해 일반인들은 어민들로부터 직접 주꾸미를 살 수 없다.
주꾸미는 낙지보다 성질이 급하다. 그래서 조금만 공격을 받는다 싶으면 여지없이 먹물을 쏘아대는데 그래도 그게 다 약이란다. 보기엔 좀 그렇지만 오히려 음식 맛을 더 고소하게 해주고 그 자체에 좋은 성분이 많으니 일부러 먹물을 제거할 필요는 없다. 또 “밀가루나 소금 넣고 박박 씻으라는 사람도 있는데 여기 서천 앞바다서 잡은 건 깨끗해. 그냥 발만 조금 씻으면 돼야. 너무 오래 끓이지는 말고~, 오그라들어서 먹을 거 없어지니께” 미우수산 사장님의 설명이다.
주꾸미와 낙지는 같은 문어과에 속하지만 낙지가 얕은 바다 돌 틈이나 진흙 속에 굴을 파고 사는 반면, 주꾸미는 수심 10m 내외의 바다에 서식하는 것이 특징. 외관상 크기가 낙지의 1/3 정도 수준으로 그야말로 한입 거리다. 샤브샤브나 무침, 볶음으로 먹을 수 있어 먹는 방법도 낙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살짝 데쳐 식힌 뒤 고춧가루와 고추장, 미나리, 오이 등을 넣고 매콤달콤하게 무치면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물일 때 요리해야 제 맛을 잃지 않는다.
주꾸미가 가진 영양가를 살펴보면 타우린은 간 해독과 콜레스테롤 수치 강하에 효과적이고 DHA는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준다는 보고가 있다. 또 철분이 풍부해 빈혈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은 주꾸미를 두고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담석 용해, 간장 해독 기능을 강화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 이상 낙지와 문어의 대용이 아닌 봄철을 대표하는 별미이자 건강식으로 사랑받는 주꾸미. 알이 꽉 찬 주꾸미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일찌감치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info [여행팁]

동백꽃주꾸미축제

3월 22일부터 4월 6일까지 마량리 동백나무숲 주변에서 제8회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열린다. 동백나무숲 매표소 주차장에는 주꾸미 요리 축제장이 마련되어 주민들이 이곳에서 잡은 주꾸미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선보인다. 행사기간 중에는 조개잡이 체험, 저녁 노을 감상 등과 같은 부대행사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 문의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019
▶ 가는길
서해안고속국도 춘장대IC → 비인면 → 비인삼거리 → 607번 지방도 → 홍원항과 마량포구, 동백정 표지판 보임
※ 홍원항 일대에는 횟감만 사면 식당에서 자릿세를 받고 음식을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 주꾸미 1kg 기준으로 2인이 1만1000원을 내면 샤브샤브나 무침 등을 먹을 수 있다. 하나네회센터 041-952-0054
※ 마량포구 가는 길에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지난해와 다름없이 샤브샤브나 무침, 볶음 모두 각각 3만원씩이며, 2~3인이 먹을 수 있다. 해돋이회센터 041-951-9803

동백정

서천을 대표하는 일몰 포인트다. 바로 뒤에 화력발전소가 있어 분위기가 다소 떨어지지만 동백정 앞으로 펼쳐진 시원한 바다를 보며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동백정 주변에 수령 500년이 넘은 동백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서천해양박물관

서천군에서 조성한 해양전문박물관이다. 패류, 산호류, 화서류 등 15만 점의 전시물을 비롯해 입체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2층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다.
관람시간09:00~18:00, 연중무휴 관람료 어른 4000원,어린이 2500원
▶ 문의 041-952-0020 www.scm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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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 전투의 숨은 공신… 진주육회 비빔밥

진주성 전투의 숨은 공신, 진주육회 비빔밥

 

진주남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강인 낙동강의 지류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 지역인 덕유산 남쪽 자락에서 발원해 산청군과 진주시 일대를 돌아 함안군 일대로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데, 남강이란 이름은 진주시의 남쪽으로 흐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진주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남강은 매년 가을 열리는 유등축제로 유명하다. 어둠이 내린 남강 위에 비친 오색찬연한 빛의 향연은 보는 이들을 무아지경에 빠뜨릴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빛의 축제 뒤에 진주 땅의 아픈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다.
1593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서 12만 왜군에 맞서 조선의 7만 군․관․민이 남강에 등을 띄워 왜적의 도하를 막고, 멀리 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전한데서 유래한다. 임진왜란 3대 대첩 중에 하나로 꼽히는 진주성 싸움은 유례없이 치열한 전투였다. 그 이유는 진주가 지리적으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길목이기 때문이었다. 즉, 진주는 아군 군량의 보급지인 전라도 지방과 경계하고 있어 만약 진주성이 함락되면 군사전략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 이유로 진주성 사람들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진주성 촉석루 밑의 바위에서 적장을 품에 안고 남강에 뛰어들었던 논개의 충절도 이때 전해진 이야기다. 오늘날의 남강유등축제는 왜적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죽어간 진주성 싸움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일종의 위령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날의 치열했던 전투 현장인 진주성은 지금은 남강 변 절경의 일부가 돼어 화려한 빛의 축제를 감상하는 자리가 됐으니 세월이 참으로 무상하다. 하지만 진주성이 갖는 충절과 의기를 오늘날까지 전해주는 또 하나의 증표가 있다. 바로 진주육회 비빔밥이다. 비빔밥이야 어느 지방에서도 흔한 음식이지만 진주 육회 비빔밥은 치열했던 진주성 싸움과 더불어 대대로 회자되는 음식이야기 중의 하나다.


비빔밥 싱싱한 육질이 살아있는 살코기

 


치열한 전시 상황이라 먹을 것을 대기가 쉽지 않던 당시, 병사들의 음식을 담당했던 아녀자들이 가장 흔하게 준비할 수 있던 음식으로는 이것저것 나물을 한데 모아 비벼 먹는 비빔밥이 최고였다. 하지만 전투에서 힘을 내 싸워야 할 병사들에게 풀만 먹일 수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진주 일대는 예로부터 소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했다. 진주성 백성들은 고된 전투에 기진맥진한 병사들이 든든히 먹고 힘을 내 전투에 임하도록 갓 잡은 소의 싱싱한 육질이 살아있는 살코기를 그대로 비빔밥 위에 얹어 부족한 영양분을 채웠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진주비빔밥에 유독 육회가 얹혀 나오는 이유이다.

천황식당
진주의 전통음식으로는 첫 번째로 꼽힐만한 유서깊은 진주비빔밥의 맛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시내의 진주성 유적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중앙시장이다. 지금은 재래시장의 위축과 함께 많이 활기를 잃었지만 여전히 장터 곳곳에선 철마다 오색 야채며 신선한 육회를 얻을 수 있는 소시장이 열린다.
그런 탓에 인근에는 아직도 갓 잡은 육회를 얹은 진주비빔밥 전문 식당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오랜 역사와 유서를 간직한 식당으로는 ‘천황식당’이 꼽힌다.

시장 골목에 자리잡은 천황식당은 외관부터가 고풍스러워 눈길을 끈다. 대부분이 목조로 된 낡은 가옥에 창문이며 문짝, 내부 설계 등이 보기 흔치 않은 구조다. 알고 보니 일제시대 때 기술자들이 당시의 건축법으로 지은 건물이란다. 건축물만 그런 게 아니다. 내부의 식탁과 의자며, 벽에 걸린 액자까지 모두 세월의 때를 뒤집어 쓴 채 손님을 맞는다.
깔끔한 주인 성품 탓에 식당 내부는 먼지 하나 묻어나지 않을 만큼 깨끗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는 모양이다. 식당을 연 지 올해로 80년째. 식당은 그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진주비빔밥을 팔며 중앙시장통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다.

 


“전에 여기에 땔감을 파는 상인들이 많이 몰려들어서 나무전거리라고 불렀는데 시할머님 때부터 이 자리에서 식당을 했답니다. 그때는 진주 시내 식당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 밖에 되지 않던 때였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진주비빔밥을 만들어 팔았는데, 한창 때는 안채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손님을 받아도 다 못받을 정도였어요.”
천황식당은 시할머니에 이어, 시어머니, 그리고 그 며느리 김정희씨로 이어져 3대째 가업으로 내려오면서 진주비빔밥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흘러 인근에 식당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입맛도 변해 전과 같은 성시를 이루진 않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이 다 다녀갔을 만큼 진주비빔밥의 전통과 맛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주비빔밥은 콩나물, 숙주, 시금치, 어린 배추, 미나리, 양배추, 무나물, 고사리, 쏙대기(돌김) 등의 나물들을 주재료로 하지만 여기에 갓 잡은 신선한 육회를 얹는 것이 특징이다. 온갖 재료들이 풍성하게 담겨있어 화려하면서도 첫 인상은 정갈한 느낌이다. 오색의 소채들의 향과 맛은 깊은 손맛으로 담백하면서 그윽하고, 육회 맛은 살짝살짝 혀에 감기면서 진주비빔밥만의 깔끔한 맛을 잃지 않는다. 그 맛은 먼저 재료의 신선함에서 나오겠지만 그외 직접 손으로 만든 고유비법의 천연 조미료와 재래식 메주로 만든 간장과 고추장에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저희 시할머님도 그러셨고 시어머님이 그러셨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간장, 된장, 고추장은 정성스럽게
손으로 직접 담는 게 우리 식당의 원칙이에요.
음식 맛의 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 손맛이지요.”

3대째 진주비빔밥의 손맛을 이어오고 있는 천황식당의 내부와 일제시대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안쪽 3대째 진주비빔밥의 손맛을 이어오고 있는 천황식당의 내부와 일제시대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안쪽

 

<3대째 진주비빔밥의 손맛을 이어오고 있는 천황식당의 내부와 일제시대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안쪽>


안채 마당에 안주인이 손으로 담근 장들이 가지런히 항아리에 담겨 있는 모습만 봐도 왠지 정겹다. 똑같은 나물, 똑같은 육회를 써도 사람들이 천황식당 비빔밥을 찾게 되는 건 정성이 담근 손맛을 느낄 수 있어서라고 김정희 씨는 말한다.
요즘의 화학조미료나 인공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의 가벼운 입맛엔 진주비빔밥의 담백한 맛이 어떨지 걱정이지만, 김정희 씨는 천황식당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정성이 담긴 손맛과 점점 잊혀져가는 옛 맛을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육회 비빔밥에 곁들여 나오는 국은 뜨끈한 선짓국이다. 갓 잡은 소의 육회를 얻을 때 역시나 뜨끈하고 신선한 피를 취해 끓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냄새도 없고 맛도 깔끔하다. 가끔씩 해장국 손님이 와서 따로 팔라고 할 정도로 천황식당의 선짓국은 손님들에게 인기다.


중앙시장 먹자골목의 제일식당
중앙시장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제일식당’ 역시 진주에선 진주비빔밥으로 유명하다. 시장 통 골목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제일식당을 알려줄 정도다. 시장 통에서 28년째 역시나 시어머니에 이어 며느리와 함께 가업으로 식당을 하고 있는 제일식당 주인 이윤자씨는 마음이 급해도 나물을 오래도록 정성들여 무치는 것도 비법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야 나물이 먹기 좋게 부드러워지고, 손맛이 깊이 배이기 때문이란다.

봄가을이면 남강 유역에 있는 지리산 등산길에 오르기 전에 중앙시장에 들러 진주 육회 비빔밥이나 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산행에 오르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진주비빔밥은 담백하고 깊은 맛에 입맛을 당기면서도 든든한 영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중앙시장 먹자골목의 제일식당>


전란 중에 병사들의 든든한 보양식으로서 전투의 숨은 공신이 됐던 진주육회 비빔밥은 오늘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향토음식으로 전해 내려오면서 잊혀져가는 진주성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푸른 남강의 역사를 후대에게 들려주는 듯 하다.

<
추천식당>
‘천황식당’ (055)741-2646은 중앙시장 외곽의 수정탕 골목을 찾아가면 된다. 80년 전통의 진주비빔밥과 석쇠불고기 등을 메뉴로 하고 있다. 진주비빔밥 가격은 6,000원. 제일 식당(055)741-5591 은 중앙시장 한복판 먹자골목에 있고 진주비빔밥 외에 국밥으로도 유명하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까지 와서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가다가 서진주 IC로 빠져나가 시내로 들어선 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앙시장을 찾아간다. 항공편일 경우, 진주 사천 공항에 내려서 공항 맞은편에서 진주시내로 들어가는 시외버스편을 이용한다.
<주변 볼거리>
진주성, 촉석루, 국립진주박물관, 진양호공원, 경상남도수목원

글 사진: 구석구석 맛탐험대

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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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맛 탐험대》
한 번 맛보면 평생 잊지 못할 거제도 별미'멍게 비빔밥'

경상남도 거제시 해금강

경상남도 거제시 해금강.


<구석구석 맛 탐험대 5차사진> 가운데.
샛노랗고 보드라운 속살이 민망하게 생긴 듯 하면서도 은은하고 독특한 향과 술술 넘어가는 맛에 입안에 가득 침을 고이게 만드는 멍게는 배우로 치면 사실 주연급 보다는 엑스트라에 가깝다. 싱싱한 회를 한상 차릴 때 입가심으로 초고추장과 함께 찍어먹으라고 곁들여 나오거나 기껏해야 바닷가 마을에서 없 는 반찬에 오래 두고 먹을 요량으로 젓갈을 담가 먹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도 보리밥에 멍게 젓갈 하나만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엔 고마운 존재였겠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일명, 우렁쉥이, 멍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멍게가 자신만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세우며 먹거리 동네에 등장하더니 제법 주연배우 티를 내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멍게만의 독특한 개성과 너무나도 대중적이고 친숙한 비빔밥 캐릭터가 절묘하게 만나 환상의 콤비를 이루면부터다. 이름하여 '멍게비빔밥'!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멍게젓갈 비빔밥이다. 말 그대로 멍게젓갈을 주재료로 한 비빔밥이다. 이 멍게 비빔밥은 그동안 비빔밥엔 절대 빠져선 안되 는 것으로 여겨졌던 고추장 양념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멍게 젓갈의 독특한 향과 맛을 들여 놓았다. 빔밥이 모양새만 바뀐 게 아니라 거의 맛의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멍게의 자 존심과 명예를 회복시키고 비빔밥의 명성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준 멍게 비빔밥, 그 독특하면서도 친숙 한 멍게비빔밥의 맛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남녘 끝의 섬, 거제도다.
거제포로수용소
거제포로수용소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가장 큰 섬이 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오래전에 거제대교가 놓임으로써 육지와 연결되었고, 국내 굴지의 양대 조선소가 자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거제도라고하면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 하나가 있다. 전쟁과 포로들의 땅. 실제로 거제도는 분단국가의 아픔을 상기시켜 주는 거 제도포로수용소가 들어섰던 곳이다. 한국전쟁포로들의 참상과 좌우 이념대립으로 얼룩진 역사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가르쳐주는 포로수용소는 거제시 중심가 한판에 지금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란 이름으로 지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거제도 멍게비빔밥 얘기가 나올라 치면 꼭 포로수용소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멍게비빔밥과 포로수용소 사이에 별난 내막이 있을 리 만무한데도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한 "백만석식당"이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도 앞바다에선 싱싱한 멍게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시내 어디서나 멍게비빔밥을 먹을 수 있지만 거제도 멍게비빔밥 하면 다들, 포로수용소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관광오신 분들이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한번 둘러보시고 돌아가시는 길에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까운 곳에 들러 거제도 멍게비빔밥 맛을 보시라고 바로 옆에 식당을 냈지요."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 못 미쳐 거제도 시내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포로수용소 공원을 한바퀴 돌고 난후 기분좋은 허기를 안고, 멀리 갈 것도 없이 백만석 식당으로 총총히 들어서는 게 관광객들의 시내 탐방 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살짝 얼린 멍게젓갈에 참기름과 깨소금, 김가루 등을 곁들여 비벼 먹는 멍게 비빔밥

살짝 얼린 멍게젓갈에 참기름과 깨소금, 김가루 등을 곁들여 비벼 먹는 멍게 비빔밥

포로수용소 옆에 자리한 백만석 식당은 알고 보니 올 6월에 문을 연 분점이라고 했다. 멍게비빔밥을 시 작한 본점은 분점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했다. 거제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후 여러 지방을 거치며 일식, 횟집 등 요리사로 37년여 동안 일해 온 식당 사장 김성태 씨는 멍게비빔밥을 직접 개발해 선보인 장본인이다. "내가 거제도에 조선소가 들어올 때부터 일식집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늘 음식 만드는 생각만 하는데 , 어려서부터 어머님이 해주신 멍게젓갈을 많이 먹고 자란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멍게젓갈을 가지고 비빔밥을 한번 만들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지요." 멍게비빔밥의 주재료인 멍게는 어디서나 흔하지만 남해안, 특히 거제도 멍게 맛이 제일이라는 게 김 성태 씨의 생각이다. 특히 4월에서 6월경에 난 멍게가 향도 맛도 가장 으뜸이란다. 때문에 매년 이맘때 에 난 살아있는 멍게를 구입해 급냉한 것만을 비빔밥 재료로 쓴다고 한다. 멍게비빔밥을 만들려면 먼저 멍게젓갈을 담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젓갈엔 소금이나 고추장을 많이 쓰지만 멍게젓갈은 멍게를 잘게 썬 후 약간의 양념과 간으로 버무려 저온에서 반만 숙성시킨다. 젓갈 맛이 너무 짜면 비빔밥도 짜지기 때문에 적당히 심심하게 담는 게 핵심이다. 이 멍게 젓갈을 비빔밥을 내기 직전에 살짝 얼려두었다가 네모꼴로 썰어 서너 조각 밥 위에 얹은 후 참기름과 깨소금, 김가루 등의 재 료를 곁들여 쓱쓱 비비면 멍게비빔밥이 완성된다. 갖가지 채소와 양념이 얹어지는 총천연색 비빔밥에 비하면 비교적 단출해 보인다. 하지만 적당히 숙성 한 멍게젓갈의 향과 맛이 비빔재료와 함께 섞이면서 뜨끈한 밥알 속으로 스며들면, 지금까지 먹어본 비빔밥과는 다른 독특한 감칠맛을 낸다. 회덮밥도 아닌 것이, 젓갈 맛도 아닌 것이, 멍겟살은 있는 듯 없 는 듯, 씹히는 듯 마는 듯... 은근한 바다 맛이 배인 비빔밥이라고나 할까.
  • 바다의 맛이 스며든 멍게비빔밥

    바다의 맛이 스며든 멍게비빔밥

  • 멍게비빔밥의 짝, 신선한 굴무침

    멍게비빔밥의 짝, 신선한 굴무침

멍게비빔밥도 일품이지만 음식이란 모름지기 곁들여 먹는 음식에 따라 그 맛의 품격이 달라지기도 하다 . 김성태 씨는 멍게비빔밥에 곁들여 뚝배기 하나 가득 끓여 나오는 지리(생선국)가 또 일품이라며 은근 한 자부심을 내비친다. "우린 반드시 시매(살아있는 생선)를 씁니다. 거제도, 통영, 삼천포 등지에서 직송해서 "펄떡펄떡" 살아있는 걸 갖다가 핏물을 빼고 특별한 조리법으로 끓여내지요. " 살아있는 생선으로 끓인 탓인지 지리는 비린내가 없고, 살도 졸깃졸깃해 풀어지지 않고 무엇보다 단백하고 개운한 뒷맛이 입안을 상큼하게 씻어주는 느낌이다. 밥 한 그릇에 생선지리 하나만으로도 한끼 식사는 너끈히 될 만큼 지리의 내용이 알차고 실하다. 지리는 철마다 다른 메뉴를 선보인다. 봄 도다리와 노래미, 우럭이 주종을 이루지만 겨울이 되면 생대구탕이나 물메기탕을 곁들여 낸다. 멍게비빔밥과 지리. 언뜻 비린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걱정할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단백하고 개운 하다. 멍게비빔밥은 멍게비빔밥대로, 지리는 지리대로 별미이면서, 둘의 조합이 탁월하다. 그 밖의 거 제도의 3대 특산물인 굴과 미역, 표고버섯을 이용한 밑반찬과 영양 많은 고등어구이 등이 함께 나온다. 일인분의 만 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식단이다.
 
멍게는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고, 비빔밥은 전국적으로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그 둘이 만난 멍게비빔밥엔 왠지
거제도의 특별한 맛이 담겨있는 듯하다. 거제도에서 나는 특급(?)멍게와 거제도에서 나고자란 토박이 일급 요리사의
손맛이 어우러져 거제도만의 풍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 아닐까?
 
<가는 길>

경부 또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통영을 지나 거제대교를 건 너 직진한다.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고현 터미널과 장승포 터미널에 하차하고, 항공편은 진주사천공 항이나 부산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거나 부산에서 여객선을 타고 거제도로 들어간다.
 
<백만석 식당>

백만석 식당을 찾아가라면 시청 근처의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을 찾아가면 된다. 본점은 시청과 포로수용 소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분점은 포로수용소 정문 바로 옆에 있는데, 분점은 2,3층 230여 석에 주차시 설을 완비하고 있어 더욱 편리하다.(055)638-3300 멍게비빔밥은 1인분에 만 원, 그밖에 각종 생선회 등 의 메뉴가 있다. 한가위 설날 외 연중 무휴다.
 
<주변 볼거리>
 
 
글 : 프리랜서 작가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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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펄 끓는 뚝배기에 담긴 남원의‘眞 맛’


- 전북 남원 추어탕


국내 자연산 미꾸라지만을 써 부드럽고 담백한 추어탕
국내 자연산 미꾸라지만을 써 부드럽고 담백한 추어탕

여행을 좋아해서 여름만 되면 1500cc 소형차가 내려앉을 정도로 많을 짐을 꾸려 여러날 대한민국 구석구 석을 돌아다녔다.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8살)인 큰 아이가 4살 때부터 다녔으니 올해까지 다섯 번을 다 닌 셈이다. 어느 해인가 여행코스 중간에 남원을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작은 도시, 시내 중심으로 흐르 는 개천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평화로운 도시라 생각했던 남원…. 내가 두 번째 남원 을 찾은 건 남원을 목적지로 하여 대표음식인 추어탕을 먹고 그 맛과 영양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구석구석 맛탐험대/광한루(좌)와 오작교(우)
사진제공 : 구석구석 맛탐험대/광한루(좌)와 오작교(우)


‘남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고대 소설 춘향전의 배경지라는 것이다. ‘남원’의 광한루와 오작 교…. 서양의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다르게 그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춘향전의 또다른 이야기가 있 다는 사실과 그 내용을 이번에 들을 수 있었다. 일명 ‘박색설화’라고 하는데 이 설화에는 춘향은 원래 미인이 아니고 천하의 박색이었다고 한다. 춘향이 우연히 이몽룡을 보고 상사병에 걸렸는데 춘향의 모친 인 월매가 머리를 써서 향단이를 이쁘게 꾸며 이몽룡을 꾀어내어 춘향과 하룻밤 동침을 시켰는데, 이몽 룡이 잠에서 깨어보니 향단이가 아닌 박색의 춘향이가 옆에 있었다. 그 뒤 이도령은 아버지를 따라 서울 로 올라가 춘향을 잊었고, 춘향은 이도령을 기다리다 못해 광한루에서 목을 매어 죽는다. 남원 사람들이 그녀를 불쌍히 여겨 이도령이 떠난 고개에다 그녀의 시체를 장사지냈다. 이것이 오늘날‘박석고개’라는 것이다. 현재도 광한루 앞 오작교를 1년에 한 번 이상 밟으면 부부 간의 금실이 좋아지고 자녀들이 복을 받는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숙회, 튀김, 탕으로 구성되어 있는 새집추어탕의 정식요리
숙회, 튀김, 탕으로 구성되어 있는 새집추어탕의 정식요리


남원을 이야기하다 보니 앞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남원은 예로부터 지리산과 섬진강을 아우르는 농경 문화의 중심지로 풍요롭고 인심이 후한 곳이다. 의식주가 풍요롭고 풍류를 즐기다 보니 동편제소리의 모 태가 되고 먹거리 또한 당연히 발전해 왔다. 섬진강의 줄기가 되는 자락 곳곳에 미꾸라지를 비롯한 민물 고기가 많은데 가을 추수가 끝나면 겨울을 대비해 살이 통통히 오른 미꾸라지를 잡아 탕을 끓여 먹게 된 것이 남원 추어탕 요리의 근원이다. 남원에서 추어탕으로 가장 유명한‘새집추어탕’은 1959년 7월에 시 작했으니 48년 4개월, 강산이 5번 바뀌는 동안 한 가지 요리만을 했다면 그 안에 내재된 비법이 족히 수 십가지는 있을 법하다. 어찌 이 깊고 장황한 얘기를 몇 시간 안 되는 짧은 인터뷰를 통하여 글로 풀어놓 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현재 이곳의 대표인 서정심씨는 창업주인 고모 밑에서 주방장 생활을 20년 이나 한 추어탕 요리의 대가이다. 고모님도 자식이 있었을 터인데 조카에게 이 식당을 물려주었다면 그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사이고추 저림과 함께 먹으면 그 궁합이 최고인 미꾸라지튀김
아사이고추 저림과 함께 먹으면 그 궁합이 최고인 미꾸라지튀김


음식을 팔아 돈을 벌기 보다는 맛과 전통을 팔아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것이 새집추어탕 서대표의 철학이라고 한다. 우선 원재료부터 소개하자면 새집추어탕의 모든 원재료는 자연산 미꾸리다. “미꾸리는 시골의 논이나 냇가에서 잡는 토종 미꾸라지를 말하는 남도식 사투리다.”
일부 식당에서는 중국산 치어 미꾸라지를 수입해 양식으로 키워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파는 경우가 많은데 새집추어탕은 국내 자연산 미꾸리만을 사용하기위해 매일 20여 명이 미꾸리 잡는 일을 한다고 한다. 두 번째, 새집추어탕에서 쓰는 모든 야채를 80% 이상 직접 자급자족한다. 해발 700m에 18,000평의 땅을 매입해 직접 야채를 생산하고, 식당에서 나오는 모든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농장에서 야채를 기르는 퇴비로 사용한다. 세 번째, 음식을 내는 그릇이다. 새집추어탕에서 사용하는 모든 그릇은 옻칠 그릇이다. 옻칠 그릇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 모든 세제가 깨끗이 닦인다. 이 세 가지만으로도 새집추어탕은 명품 추어탕이라 할 만하다.
매콤함과 담백함이 함께 느껴지는 숙회요리
매콤함과 담백함이 함께 느껴지는 숙회요리
새집추어탕의 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정식요리는 숙회, 튀김, 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숙회는 통째로 먹는 요리라 뼈가 부드러운 토종 미꾸리를 사용한다. 상추나 깻잎에 초장을 바른 미꾸리를 넣고 그 위에 열무를 얹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씹을 때 느껴지는 고소하면서 담백함이 입안을 사로잡는다. 튀김역시 통째로 먹는 요리다.
미꾸리를 통째로 깻잎에 싸서 튀김가루를 바르고 튀 기는데 양념 간장에 찍어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아사이고추 저림과 함께 먹으면 그 궁합이 최고다. 여기에 한층 더 깊은 맛을 느껴볼 수 있는 탕을 먹으면 그 맛은 절정에 이른다. 최소 1년 이상 묵힌 시래기와 주인장이 직접 담근 장과 미꾸리가 어우러진 탕의 맛은 남원 추어탕의 유명세를 입증한다. 약간 매콤하지만 담백하고 걸쭉하지만 비리지 않고 찌꺼기가 있지만 입이 부담스럽지 않는 맛.

뼈가 부드러운 토종미꾸리를 사용한 요리
뼈가 부드러운 토종미꾸리를 사용한 요리
난 원래 추어탕을 잘 못 먹는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 입안에서 느껴지는 까칠한 맛이 싫어서 거의 안 먹었다. 하지만 이번 새집추어탕을 먹으며 추어탕의 진맛을 알게 된 것 같다. 추어탕은 영양식이다. 미꾸리는 비늘이 없고 점액질로 되어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을 가지고 있어서 비만과 성인병에 좋다고 한다. 비타민 A, D가 많아 피부, 혈관, 장에 좋고 통째로 먹기 때문에 칼슘과 단백 질도 풍부하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영양식으로 알 려져 있지만 사실은 여성에게 더 좋은 요리이다.새집추어탕은 벌어들이는 수입의 약 10%를 연구개 발비로 사용하는 기업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음식 점이다. 그 인지도만으로도 충분히 프랜차이즈사 업화가 가능한데도 신선한 재료를 공급할 자신이 없어서 사업 확장을 안 한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청계산 주변 한 곳에만 분점을 두고 있다. 물론 이 분점의 모든 재료를 남원에서 모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난 취재를 다녀온 몇주 뒤 가족들과 지리산 노고단에 가게 되었다. 1박2일 코스로 첫날은 마이산 탑사를 들
러 저녁이 되어서야 남원 땅에 들어섰다. 아내에게는 추어탕을 아이들에게는 튀김의 맛을 보여 주려고 새집
추어탕을 다시 찾았다. 두 번째 왔지만 너무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그저 여행객으로 와서 추어탕으로
배를 채우고, 영양을 채우고 숙소로 향했다.
* 구석구석 맛 탐험대란?
대한민국 각 지방별 대표음식 및 향토음식을 체험하는 체험단으로 한국관광공사와 현대자동차 블루 멤버 스가 공동으로 선발하여 운영하며, 추천 지역의 음식 및 관광지를 방문하고 글과 사진 등의 콘텐츠를 구 축하여 이를 웹사이트를 통해 알리는 활동을 수행한다.
[여행 팁]
◎ 추어탕 맛있는 식당 - 상호 : 새집추어탕 - 전화번호 : 063-631-2443 - 주소 : 전라북도 남원시 천거동 160-205 - 대표 메뉴 : 추어탕 7,000원 / 추어튀김 10,000원(小) / 숙회 25,000원(小) ◎ 새집추어탕 식당 가는 길 수도권에서 중부 고속국도 ~ 호남고속국도를 거쳐 전주 IC 나와서 17번 국도를 타고 남원IC 도착(전주에 서 남원까지 약 1시간 소요) 광한루에서 곡성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가다보면 우측 길가에 있음. ◎ 주변 볼거리 지리산노고단 , 뱀사골 , 실상사 , 광한루와 오작교 , 국립민속국악원 등 - 글 : 프리랜서 여행작가 박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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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의 즐거운 유혹


 

“한려수도의 중심 통영에서 즐기는 맛의 향연”


고추가루로 양념을 한 생굴회무침_여행작가 정철훈
고추가루로 양념을 한 생굴회무침_여행작가 정철훈

통영에서 굴은 ‘꿀’이다. 발음도 그렇고 맛도 그렇다. 발음은 진짜 꿀(honey)과 구분이 되질 않는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완전식품, 굴. ‘어부 집 딸은 까매도 굴집 딸은 하얗다’는 통영의 옛말처럼 과학적 분석이 없었던 옛날에도 통영 사람들은 굴의 효용과 가치를 이미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꿀떡 꿀떡 잘도 넘어가는 통영 굴은 찬바람이 매서운 지금이 제철이다.
통영 굴 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상에 오르는지 아는 게 우선이다. 먼저 바다로 나가보자. 굴 농장은 통영 앞바다에 말 그대로 널려있다. 항구에서 10분 정도만 배를 타고 나가도 주위로 굴 양 식장이 줄줄이 연이어진다. 통영에서는 수하식으로 굴을 양식하는데 수하식이란 물속에 길게 늘어뜨린 줄에 포자를 붙여 키우는 방식으로 수하식으로 양식되는 굴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어선 외에 ‘뗏목’이 라 부르는 바지선이 필요하다. 어선에 연결된 뗏목에는 굴이 달려 있는 줄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굴 채취기가 실려 있고, 이 채취기를 이용해 굴을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굴채취기를 이용해 굴을 채취하는 모습
바지선에서 채취한 굴을 육지 작업장으로 옮기고 있다
굴채취기를 이용해 굴을 채취하는 모습 바지선에서 채취한 굴을 육지 작업장으로 옮기고 있다

양식장에서 채취한 굴이 육지로 옮겨지면 다음은 굴 까기 작업이 기다린다. 대부분의 작업장에선 30~40여 명의 아주머니들이 굴 까기 작업에 동원된다. 하루 꼬박 10시간 이상을 서 있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 다. 하지만 굴 까기 작업은 통영주민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수입원이다. 굴 까기 작업장은 통영에만 300여 곳이 있고 여기서 일하는 여성은 줄잡아 1만 명. 세 집 걸러 한 집이 굴을 까서 돈을 번다고 하니 그 규모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굴 까기 작업장은 용 남면 동암마을 일대에 많이 모여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굴 까지 작업에서 통영 굴 맛의 비결을 찾을 수 있다는 점. 통영 굴 맛의 비밀은 굴이 오래도록 살아 있어 그만큼 신선하기 때문인데 그 비결이 굴 까는 기술에 숨어있다. 통영에서는 굴 까기 작업에 갈고리 대신 작은 칼을 사용되는데, 이때 칼로 굴의 패주(굴과 껍데기를 연결 하는 질긴 근육)만을 잘라내기 때문에 굴의 몸체에 상처를 내지 않고도 껍질에서 생굴을 분리해 낼 수 있고, 그만큼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굴까기 작업이 한창인 작업장
굴수협에서는 매일 두 번씩 굴 경매가 진행된다
굴까기 작업이 한창인 작업장 굴수협에서는 매일 두 번씩 굴 경매가 진행된다

이렇게 작업된 생굴은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하 굴수협)으로 옮겨져 경매에 붙여진다. 낮 12시 경 남 통영시 동호항에 자리한 굴수협 공매장 입구는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차량들로 긴 줄이 만들 어 진다. 굴수협 직원들의 발걸음도 어느 때 보다 바빠지는 시간이다.
12시 30분, 경매가 시작되면 경 매장 한 켠을 가득 메운 30여 명의 중매인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진다. 외투 속으로 깊숙이 찔러 넣은 손이 순간순간 잽싸게 움직이고 경매인의 흥을 돋우는 목소리도 한층 높아진다. 치열했던 1차 경 매는 그렇게 1시간 여 만에 끝이 난다. 제각각의 가격에 낙찰된 굴들은 새 주인의 차로 옮겨져 다시금 공판장을 빠져나간다. 통영 굴수협에서는 하루에 두 번(오후 12시와 6시) 굴 경매를 실시하는데 이곳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굴의 양은 100여 톤에 이른다.

수하식으로 양식하는 통영굴은 그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 하다_여행작가 정철훈
수하식으로 양식하는 통영굴은 그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 하다_여행작가 정철훈

굴 천국 통영에서는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만나볼 수 있다. 굴전, 굴밥, 굴칼국수는 물론 굴을 넣은 라면까지 있다. 하지만 통영 굴의 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역시 생굴로 먹어보는 게 최고. 갓 건져 낸 굴을 체에 담은 상태로 수돗물에 흘려 표면의 소금기만 제거한 뒤 아무런 양념 없이 한입 먹어보길 권한다. 그렇게 먹어봐야 입 안 가득 번지는 향긋한 굴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생굴만 먹기가 부담스 럽다면 새콤달콤한 초장에 찍어 먹는 생굴 회도 괜찮다. 생굴을 찍어먹는 초장으로는 통영사람들 즐겨 먹는 고운 고춧가루로 만든 초장이 좋을 듯. 텁텁한 고추장 보다는 칼칼한 고춧가루가 상큼한 굴 맛을 유지하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굴요리 전문점으로는 통영유람선터미널 옆 나폴리회식당(055-646-0055)과 무전동의 향토집(055-645-4808)이 유명하다.

박신작업이 끝난 굴껍질은 분쇄기를 통해 가루로 만들어 진다_여해작가 정철훈
박신작업이 끝난 굴껍질은 분쇄기를 통해 가루로 만들어 진다_여해작가 정철훈

통영에는 굴 외에도 먹을거리가 많다. 통영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는 역시 충무김밥을 첫 손 꼽을 수 있다. 중앙시장 옆 도로변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충무김밥 집이 있다. 통영의 충무김밥 맛은 대체로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게 중론. 그래서 어느 집을 선택하든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
서호시장 안에 위치한 원조시락국(055)646-5973)도 한번쯤 찾아볼 만하다. 바닷장어로 푹 고아 우려낸 육수에 된장을 풀어낸 국물 맛이 일품인 이 집은 장장 5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통영의 전통 맛집이다. 이외에도 통영여객터미널 앞 남옥식당(055-643-2551)의 복국도 통영여행에선 놓칠 수 없는 맛집으로 통한다.
((여행정보))

▷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간고속도로 통영IC로 진입. 통영방면 14번 국도를 따라 통영시청을 지나면 태평동, 중앙동이 이어
지고 다음이 동호동이다.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은 동호동 끝자락에 위치한 동호항에 자리해 있다. 동원
아파트 맞은 편.
굴 작업장이 모여 있는 용남면 동암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에서 14번 국도를 거슬러
미늘삼거리에서 통영옻칠미술관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동암마을로 이어지는 용남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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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즐기러 떠난 겨울바다에서, 젓가락이 바빠진 이유 - 맛의 성지 전남 '무안'
백련이 활짝 피고 난 뒤 겨울에 찾는 무안은, 그 바다는 서늘하다.  재잘거리는 참새처럼 즐거운 연인들
이 가끔씩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겨울 바다는 사색의 공간이자 추억을 회상하는 곳으로 다가선다. 머리 
위에서 태양이 아무리 이글거려도 가슴에 스며드는 냉기를 막을 수 없고, 오히려 석양이 발갛게 얼굴 붉
히는 오후의 태양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즈음에는 매섭게 대지를 흔들던 북풍도 잠시 쉬었다가기
마련, 세상은 고독해진다. 사실 고독을 오롯이 즐기기란 쉽지 않다. 매일 매일 수많은 활자와 영상이 우
리 곁을 맴돌고, 조금의 틈새라고 생길라치면, 어김없이 휴대폰이 울려대니 말이다. 여느 영화처럼 롱테
이크 된 고독을 즐기고 싶다면, 해질녘의 포구를 찾아가보자.
겨울포구에서 맞는 즐거운 고독의 시간
고기잡이 나갔던 배들도 모두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집으로 돌아가고, 빛을 잃어가는 태양만이 오롯 이 나와 마주한 겨울의 포구. 겨울바람을 동행 삼아 바다를 보고 서있노라면,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온 전한 나만의 시간이 비로소 펼쳐진다. 나의 오늘을 그리고 어제를 회상할 수 있는 다소 쓸쓸하지만, 달 콤한 시간. 그곳에서 고독을 즐기고, 또는 고독을 위무하다 보면, 그 고독은 어느새 즐거운 고독이 된다. 멀리서 홀로 등을 밝힌 채 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통통배의 발길 재촉하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하지만! 춥다.
들판을, 갯벌을 식탁으로 옮겨온 무안 5味

머리부터 통째로 끼워 돌돌 감은 다음 양념장을 골고루 바르고 구워낸 낙지호롱구이
머리부터 통째로 끼워 돌돌 감은 다음 양념장을 골고루 바르고 구워낸 낙지호롱구이


뱃 속이 든든하면, 동장군의 기세도 한풀 꺾이기 마련. 배고픈 채로 추위에 떠는 것은 고독이 아닌 청승 이다. 홀로 겨울바람과 싸우며 바닷가의 고독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한번에 추위를 날려줄 별미를 찾아 떠나보자. 겨울철 생각나는 별미가 어찌 편의점의 호빵뿐이겠는가. 추위까지 날려버릴 것처럼 매콤한 낙지볶음이며, 여름철 더위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삼겹살도 겨울철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다.
남도의 멋과 맛의 고향이라 불리는 황토골 무안. 영화‘붉은 수수밭’에 나오는 것 같 은 붉은 대지에서, 드넓게 펼쳐진 곳에서 이 모든 것들이 생겨나고 자라나고 또한 만들어진다. 뱅글뱅글 불덩이를 돌리며 까마귀가 된 줄도 모르고 즐기던 쥐불놀이를 생각게하는 짚불구이, 무안에서 재배한 양 파를 먹고 자란 양파한우고기, 일하다 지쳐 기절한 소도 깨운다는 기절낙지, 스태미너의 황제 명산포 장 어구이와 도리포 숭어까지…. 올 겨울 맹추위도 물리칠 깜짝 놀랄만한 맛들이 바로 그것이다.

목포에‘삼합’이 있다면, 무안에는‘짚불구이 삼합’있다!
볏짚의 불씨로 구워내 맛이 담백한 짚불구이. 남도음식축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었다
볏짚의 불씨로 구워내 맛이 담백한 짚불구이. 남도음식축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었다

쥐불놀이를 좋아한 이들이라면, 옛 추억의 냄새를 간직한 짚불구이와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 어릴 적에야 불장난 하면 오줌 싼다며 한바탕 혼나야 했지만, 짚불에 구워낸 삼겹살은 혼을 빼놓을 정도로 맛있기만 하다. 몽탄면 사창리는 돼지고기 짚불구이의 원조. 제1회 남도 음식축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니 남도 맛의 대표주자라 할 만 하다.
짚불구이는 암퇘지의 삼겹살, 목살 등을 얄팍하게 썰어낸 뒤 툭툭 왕소금을 던지듯 뿌리고 석쇠에 놓고 볏짚의 불씨로 1분 정도 고기를 구워낸다. 혹여나 불씨가 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 많겠지만 기름이 볏짚 위로 떨어지자 물 만난 고기처럼 더욱 강한 불씨가 만들어진다. 후루룩 타오르는 짚불에 구워내는 삼겹살에는 볏짚 특유의 향이, 들판의 향기까지 고스란히 스며들어 담백하 면서도 쫀득쫀득한, 그 맛이 일품이다.
두텁게 써는 대신 얄팍하게 썰어내어 고소하고 바삭거리기까지하 니 먹어도 먹어도 질릴 틈이 없다. 여기에 무안에서 재배한 양파로 담근 양파 김치에 상추쌈이라도 한쌈 크게 싸서 먹으면 ‘무안’이 입 안에 가득 들어온 기분이다. 아니 떡 벌어진 입이 ‘무안(?) ’할 틈이 없다.

‘양파’의 무한도전! 김치의 터줏대감‘배추’에 도전장을 내다
무안에서 생산되는 양파를 이용한 양파김치
양파한우고기
무안에서 생산되는 양파를 이용한 양파김치(좌)와 양파한우고기(우)

짚불고기 전문점으로 알려진 녹향가든에서는 짚불구이 돼지고기와 양파김치, 뻘게를 통째로 갈아만든 젓갈이 나오는데 이를 합해 ‘짚불구이 삼합’이라 부른다. 짚불구이를 이 게장에 찍어먹는데 맛이 담백하기 그지없다. 세 가지를 한 쌈 싸서 먹으면 고기의 쫀득쫀득한 육질, 양념이 잘 된 양파김치의 새콤한, 게장의 구수함의 오묘한 조합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나 전국 양파생산량의 20% 생산하고 있는 무안 양파로 만든 김치인 양파김치는 무안의 맛 중에 맛.
양파김치를 한 입 물면 ‘사각사각’소리가 날 정도 로 싱싱하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하고, 톡 쏘는 맛까지 더해져 음료수로 치자면 사이다쯤? 맵지 않은 맛 이 특징이다. 짚불구이에 입안이 즐거워졌다면, 무안의 향취에 더욱 빠져볼 수 있는 무안의 명물 한우는 어떨까. 무안에서 재배한 양파를 6개월간 먹여 키운 무안의 한우는 다른 곳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향긋함을 갖고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불포화지방산 및 필수지방산이 높아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랑받는 무안 최고의 먹을거리다.

낙지의 새로운 패러다임‘기절낙지’, 놓치면 절대 후회할 맛
죽은 것처럼 가만 있던 낙지를 양념장에 넣으니 움찔 다시 살아움직인다 하여 기절낙지
죽은 것처럼 가만 있던 낙지를 양념장에 넣으니 움찔 다시 살아움직인다 하여 기절낙지

무안에 들렸다면, 절대 맛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세발낙지. 일하다 지쳐 기절한 소도 깨운다는 낙지는 무안을 비롯하여 목포, 영암 등 인근 바다에서 잡는 ‘살아있는 산삼’ 이다. 특히나 모래가 없는 무안 뻘 낙지는 여느 낙지와 맛이나 향에서 비교할 수 없기에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친다. 무안읍 시외버스터미널 앞 낙지골목에 가면 이 소중한 뻘낙지들이 맛의 향연을 벌인다.
그중에서도 기절낙지. 이름한 번 끔찍하다. 어떻게 하여 그 이름이 나왔나하니, 조리법은 대강 이렇다. 일단 팔딱팔딱 살아 요동치는 산낙지를 대소쿠리에 넣고 비비면서 육질을 부드럽게 한 다음, 민물에 씻는데 이 소금기에 잠깐 기절하게 된다. 허나 죽은 것처럼 가만 있던 낙지를 막걸리, 초와 마늘다짐, 깨소금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넣으니 움찔 다시 살아 움직인다. 이에 ‘기절낙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꼬들꼬들하고 쫄깃쫄깃하니 과연 별미다.잡아먹을 듯 입, 코 가득 달라 붙는 낙지발의 공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이 기절낙지. 싱싱한 산낙지의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돌돌 말고, 다지고, 무쳐진 낙지의 수난시대 … 미안하다, 맛있다!
참기름과 비벼져 고소한 탕탕
매콤새콤한 낙지초무침
참기름과 비벼져 고소한 탕탕(좌)과 매콤새콤한 낙지초무침(우)


허나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 한 접시에 10 ~20만원을 호가하지만 깜짝 놀랄 맛을 자랑하는 기절 낙지를 먹는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 되지 않을까? 기절낙지를 처음으로 개발했다는 낙지 골목의 동산정에서는 매일 낙지의 무한변신이 펼쳐진다. 먼저 낙지호롱구이. 나무 젓가락에 머리부터 통째로 끼워 돌돌 감은 다음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등 양념장을 골고루 바르고 구워낸다. 발간 옷을 입고 깨를 덧입고 나온 낙지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맛도 맛이지만 돌려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주방에서 ‘탕탕탕’ 도마 치는 소리가 들린 후에야 상에 올려지는 ‘낙지 탕탕’. 무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산낙지를 도마 위에 다져서 죽처럼 만든 뒤 참기름과 깨소금, 그리고 계란 노른자를 보기 좋게 올리면 탕탕 완성. 죽 먹듯 살살 섞어 입에 넣으면 고소한 참기름 향과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쫄깃쫄깃한 낙지의 독특한 맛 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매콤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낙지초무침도 추천.

닿을 듯 구부러진 도리포 … 바다, 모래밭, 사람 모든 것이 붉더라!
도리포 갯벌체험장에서 지는 아름다운 일몰(사진제공 : 김지호 기자)
도리포 갯벌체험장에서 지는 아름다운 일몰(사진제공 : 김지호 기자)

배도 채웠으니 이제 다시 고독을 즐기러 떠나보자. 영광에서 함평을 거쳐 무안 해제면으로 이어진 해제 반도. 뚝 끊어질 듯 가늘디가는 허리처럼 길이 끊길 듯, 길 양쪽 바닷물이 서로 넘다들 듯 이어져 있어 그 곳이 섬인지 육지인지 도저히 분간하기조차 어렵다. 서해로 기우는 해를 따라갈 때는 우선 홀통 유원 지를 진입하는 길을 조금 지나쳐 왼쪽 소나무 숲 해안으로 접근하면 바다가 열린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의 겨울의 풍경을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일몰이 아름다운 곳에서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무안 지역 어디서나 낙조가 아름답지만, 문어발처럼 쭉 뻗어 살짝 구부러진 도리포에서 보는 낙조는 그 깊이가 다르다. 고려 말 도공들이 청자를 빚었던 도리포는 함평 끝자락에서 서서 솟아오르는 일출과 반대편 칠산 바다쪽 에서 지는 일몰을 모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광경 또한 장관이라 연말이나 연초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굳이 일몰이 아니더라도 도리포에는 마늘과 파밭이 펼쳐져 있어 눈이라고 온 다손 치면 전혀 색다른 설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우거진 노송산책로 거닐고, 다도(茶道) 즐기며 한 해를 정리할까?
 울창한 해송숲과 넓은 백사장이 조화를 이룬 톱머리해수욕장의 겨울풍경
울창한 해송숲과 넓은 백사장이 조화를 이룬 톱머리해수욕장의 겨울풍경

인근 톱머리해수욕장과 홀통해수욕장에 우거진 노송산책로를 거닐면서 한 해를 되돌아보기에도 좋다. 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한 톱머리 해수욕장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여 간조 때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과 보호림으로 지정된 울창한 해송숲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호젓하면서도 빼어난 경관과 인근 해안에는 돔, 숭어 등 어족이 풍부하여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즐겨찾는다. 질퍽한 갯벌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갯벌낙지를 잡는 장면을 덤으로 볼 수 있다.
다성 초의선사의 역사성을 배울 수 있는 초의선사탄생지
다성 초의선사의 역사성을 배울 수 있는 초의선사탄생지


무안은 차의 성인인 초의선사 탄생지이기도 하다. 초의선사는 조선 후기 시, 서, 화에 능통하고 뛰어난 선승이자 특히 근근이 그 명맥만 유지해온 우리나라 다도를 중흥시킨 다성으로 널리 추앙받고 있는 최고 승. 현재 삼향면 왕산리에 초의선사 출생지를 복원해 놓았다. 이 곳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등 당대 최고의 거유 석학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유, 불, 선을 넘나들며 조선 후기 침체된 실사구시 바람을 불러일으킨 초의 선사의 역사성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초의선사 출생지에는 생가, 추모각, 기념전시관 차문화관, 차사관, 다정 등이 건립되어 있다.

<여행안내>
⊙ 싱싱한 기절낙지 맛볼 수 있는 곳 : 무안낙지골목 안에 들어가면 기절낙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 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갯벌에서 삽으로 직접 캐낸 뻘낙지만 파는 집인 동산정(061-452-9906)이 좋다. 동산 정에서는 기절낙지를 주로 취급한다. 기절낙지 외에도 낙지초롱구이, 탕탕 등 낙지를 이용한 맛깔나는 요리 를 맛볼 수 있다. ⊙ 양파한우고기 맛볼 수 있는 곳 : 무안읍 버스터미널 쪽에 있는 승달한우식육식당(061-454-1462). 6개월 동안 무안 황토들에서 나온 양파를 먹여 키운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다. ⊙ 돼지짚불구이 맛있는 곳 : 망운면에 있는 녹향가든(061-452-6990)과 두암식당(061-452-3775)이 유명 하다.
⊙ 홀통유원지 교통편 및 자세히 보기 ⊙ 도리포유원지 교통편 및 자세히 보기 ⊙ 톱머리해수욕장 교통편 및 자세히 보기 ⊙ 초의선사탄생지 교통편 및 자세히 보기
⊙ 숙박 :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에 위치한 무안비치호텔(061-454-4900), 무안읍내 시외버스터미널 옆의 우광파크모텔(061-452-7980)의 시설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그 외에도 무안톱관광펜션(061-454-7878), 황토마을(061-453-0178), 승달산방(061-454-7790), 금단농원(061-450-1846), 월선리예술인촌(061-454-0006) 등이 있다.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손은덕 기자(toss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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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빛 석양 노을 … 농익은 젓갈에서 … 만추의 서정을 맛보다 - 충남 강경 젓갈여행
깊어가는 가을 새벽녘, 어머니는 좋은 배추며 고춧가루며 젓갈이며 겨우내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손수 담
글 김장재료를 사기 위해 장엘 가셨다. 김치를 담그는 날은 그야말로 잔칫날이요, 우리 네자매들의 웃음
이 버무려지는 날이었다. 어머니를 가운데에 두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돌림노래 마냥 갓절인 배추잎에 빨
간 고춧가루 양념을 돌돌 말아 한잎 가득 쏙쏙 받아먹으니 신이 났다. 그것도 모자라 모락모락 김나는 쌀
밥 한 숟가락 위에 어머니의 손으로 쭉 찢어준 새빨간 김치가닥 하나 얹어 먹던 그 맛의 감동이란…. 
객지살이 한 지 어언 10년. 기자는 얼마 전 어머님이 부쳐주신 김치를 한입 베어 물다 펑펑 울고 말았다.
매운 김치맛 때문이 아니라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그 때 그 맛에, 정성으로 버무
렸을 그 특별한 '사랑'에 온 가슴이 짠해졌음이다.
김장김치의 맛은 ‘젓갈 안에 달려있소이다!’

140여개의 젓갈백화점들이 들어서 있는 강경
140여개의 젓갈백화점들이 들어서 있는 강경

김장철이 다가왔다.

어린 시절 기자의 어머니가 그랬고, 지금 의 우리의 어머니들 역시 사랑 하는 가족들을 위해 김치만은 직접 담그는 수고를 마다 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손맛, 어머니의 사랑으로 대변되는 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젓갈’. 짭조름하면서도 입 에 딱 맞는 감칠맛을 내기에는 젓갈만한 조미료도 없다.
올 가을 손수 만든 김치로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사랑하 는 우리 남편에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 주부들이여! 겨울이 오기 전에 강경으로 떠나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우를 잡아 담근 새우젓을 비롯해, 곰삭은 황석어젓까지….
전국 최대의 젓갈 집산지인 강경에는 김장철을 앞두고 맛있는 젓갈을 사기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벌써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니.

곰삭은 맛에 취하고 덤에 반하는, 내 이름은‘강경포구’라네
전국 3대 시장의 하나였던 강경, 강경포구
전국 3대 시장의 하나였던 강경, 강경포구
천혜의 내륙항으로 일찍이 수운 이 발달한 강경포구는 금강하구 의 관문이자 서해에서 잡아올린 각종 해산물 집산지로 ‘동해에 원산이 있다면, 서해에는 강경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오죽하면 ‘강경의 개는 입에 조기를 물고 다닌다’ 는 말이 나 왔을까.
허생전의 허생원도 강 경소금으로 부를 누리던 곳이 강경이요, 예로부터 평양, 대구시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던 곳이 바로 강경 이었다. 당시 서해에서 잡은 각 종 생선들이 모두 강경으로 집 산되자 팔고 남은 물량을 오래 보관하기위해 염장법과 수산 가 공법이 발달하였다.
강경젓갈의 독특한 덤 문화
강경젓갈의 독특한 덤 문화


지금은 금강하구둑으로 물길이 막힌 지 오래지만 강경 사람들의 50년 이상의 젓갈담그기 비법은 그대로 이어져 오늘 날에도 전국 제일의 젓갈시장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강경젓갈은 요즘 건강식에 맞게 저염도로 담가, -5 ~ 5도의 온도로 토굴이나 저온창고에서 100일 이상의 숙성기간을 둔다. 이런 까닭에 다른 지역보다 덜 짜면서, 담백하고 맛깔스러운 강경 젓갈만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되었던 것.

젓갈중에 제일은 강경젓갈이라는 말처럼, 강경 젓갈이 이처럼 칭송이 자자한 까닭의 이면에는 독특한 맛도 맛이지만 다른 아님 ‘덤 문화’ 때문. 도시의 그곳처럼 조금만 더 달라고 비굴(?)하게 흥정하지 않아도 이미 주인장은 한국자 넘치게 한 웅큼 더 떠서 담아준다. 그야말로 젓갈 가게에 있는 저울은 그냥 저울일 뿐 잴 일이 없다.

밥도둑이라는 오명(?)을 절감케 하는
‘젓갈백반정식’
총 18가지 젓갈이 차려진 젓갈백반정식
총 18가지 젓갈이 차려진 젓갈백반정식

강경에 왔으니 일단 젓갈백반은 먹어보고 갈 일. 옛 부둣가인 강경읍 염천동(鹽川洞) 일대에는 140여개의 ‘젓갈백화점’들이 들어서 있다. 허나 젓갈의 종류도 많고, 가격도 비싼탓에 젓갈 백반을 제대로 하는 집을 찾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발품을 팔아 겨우 찾아낸 곳이 황해젓갈상회 안에 있는 달봉가든. 명란젓, 청어 알젓, 꼴뚜기젓, 토하젓, 새우젓, 낙지젓, 창란 젓, 개불젓, 가리비젓, 오징어젓, 아가미젓, 어리굴젓, 육젓, 조개젓, 멍게젓, 황석어젓, 조기 절임젓, 갈치숙젓 등…. 어렵게 찾아낸 수고를 깨끗이 잊을만큼 갖가지 젓갈들이 거하게 한상 차려진다. 무엇보다 젓갈 맛이 좋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해 하나하나 이름 부르기에도 숨이 찰 정도다.


누구든 배겨낼 재간 없는 무한식욕 자극
… 밥은 공짜!


이 모든 것을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단 7000원.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무얼 먹을까 젓가락이 바 빠진다. 무얼 집던 깊고 풍성한 곰삭음의 향과 맛은 누구든 배겨낼 재간 없는 식욕을 자극한다.
상다리가 무너질 듯 한 상 가득 차려진 젓갈백반 정식
상다리가 무너질 듯 한 상 가득 차려진 젓갈백반 정식


보통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보고 밥도둑이라고 한다. 약간 비린 듯 하면서 짭쪼름한 맛이 그만인 게장도 그런 애칭을 부여 받았고, 굴비, 고등어 또한 그 영광을 얻었다. 허나 굳이 순위를 정한다면 이 녀석들보 다 더 앞자리를 차지해야할 영광은 젓갈에게 돌아감이 마땅하리라. 삼시 세끼 식사를 거뜬히 해치울 정도 로 반찬 걱정할 필요 없었던 것이 바로 잘 담군 젓갈하나. 특히나 곰삭은 황석어젓 한 두 마리 먹으면 밥 한 두그릇은 게 눈 감추듯 꿀꺽했다. 밥걱정일랑 하지말자. 달봉가든은 밥 인심이 후하기로 유명하기에.

김치 맛을 좌우하는‘젓갈의 마술’, 그 비밀이 한자리에…
강경 젓갈의 모든 것, 배모양의 강경전통맛깔체험전시관 모습
강경 젓갈의 모든 것, 배모양의 강경전통맛깔체험전시관 모습


젓갈의 고장인 만큼 젓갈들의 다양한 런칭쇼가 벌어지는 곳이 있다. 바로 강경 초입에 있는 배 모양의 강 경전통맛깔젓체험전시관이 그곳이다. 젓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젓갈의 종류를 소개해주는 1,2,3층 전시 실을 둘러본 후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로 올라가니 금강과 옛 강경포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과연 강경(江景)이라는 지명 그대로다. 보름날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고 전해지는 옥녀봉도 멀리 보인다.
삼국시대유적 황화산성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
삼국시대유적 황화산성(좌)과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우)


구릉의 계곡을 포함해 쌓은 포곡식 토축산성인 삼국시대의 유적 ‘황화산성’은 사실 찾아가기는 힘들다. 그러나 일단 찾고 나면 오르기가 수월하다. 황화산성 서북쪽으로는 가파른 산비탈을 이루고 있으며 정상에서는 호남평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성내에서는 백제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토기류와 기와조각이 발견되어 역사적으로 이용가치가 컸던 중요한 성터였음 을 말해준다. 높이 18m의 국내 최대 석불인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와 백제군사박물관도 강경여정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저녁놀에 물든 강경포구의 갈대밭이 잘 삭은 황석어젓처럼 노르스름한 빛을 내며 파도타기를 하는 강경.만추의 절정인 이번 주말에는 물 속에 뿌리를 깊이 박은 갈잎이 서걱거리며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하는 낭 만적인 강경에서 맛깔스럽게 버무린 젓갈도 먹고, 저울이 필요 없는 넉넉한‘덤’문화와 아름다운 추억도 함께 담아오는 건 어떨까.

《여행안내》


◎ 젓갈백반 맛있는 집 강경젓갈시장 내에 있는 황해도 젓갈상회 달봉가든(041-745-5464)에서 젓갈백반을 판다. 총 18가지 젓갈 나오는데 가격은 1인분 7000원. 직접 담군 젓갈이라 짜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럽다.

◎ 강경젓갈시장 가는 방법1)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 논산(연무읍)인터체인지에서 20분 소요2) 대중교통 : 서울역(호남선) - 논산역(06:05-23:50, 50분 간격, 2:30분 소요) - 논산역에서 하차 후 도 보로 10분 거리

☞ 강경젓갈시장 자세히 보기

◎ 관촉사 가는 방법1) 천안논산간고속도로 서논산IC - 논산시내 - 관촉사/ 논산IC - 3km - 연무 - 1번국도 - 7.6km - 논산 - 논산4거리 우회전 - 643 지방도로 연결지점 우회전 - 3km - 관촉사

☞ 관촉사 자세히 보기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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