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을 적시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 파란 바다 위로 동동 떠다니는 작은 어선들, 그리고 한가롭게 날아오르는 갈매기 떼…. 포구 방파제 한 쪽 좌판에서 황홀한 낙조를 바라보며 넉넉한 가을을 맛보고 싶다면 서해안으로 핸들을 돌리자. 그곳에는 풍어를 맞은 어부의 하얀 웃음처럼 한껏 물오른 새우, 전어, 꽃게들이 가을을 빛내고 있다.
곰삭은 서정 … 싱싱한 해산물 … 풋풋한 삶의 활기
■ 인천 소래포구
코끝을 감싸는 파고드는 비린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소래포구
살 오른 꽃게, 대하가 어시장 좌판에 산더미처럼 가득 쌓여있다. 허니 상인들의 호객소리에도 절로 신명이 묻어난다. 리어카에 꽃게를 가득 실은 아저씨는 사람들로 가득한 좁은 시장 안을 지나기 위해 연신 소리를 질러댄다. 공판장 안에서는 분주한 손놀림으로 흥정하는 경매인들, 싸게 해달라고 연신 보채는 아주머니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구경꾼들로 초만원이다. 아빠를 따라 구경나선 아이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하다. 가는 길마다 외지에서 온 차들로 빼곡하다.
가을을 맞은 인천 소래포구의 풍경이다. 꽃게와 바지락, 우럭 등 온갖 생선을 사시사철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소래포구는 사실 새우젓으로 유명하다. 젓갈백화점이라 불릴 만큼 온갖 젓갈들이 풍부한 소래포구는 김장철이면 젓갈을 사가려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다. 어시장 입구에는 횟집들도 즐비하다. 굳이 횟집을 들어가지 않더라도 부둣가에 앉아 갯내음과 고깃배의 고동소리 등 진한 포구의 정취를 만끽하며 먹는 회의 맛이 쏠쏠하다. 소래포구의 자랑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소래길. 소래길은 만수동에서 논현동을 잇는 4.4km의 자전거도로로 소래포구의 역사와 자연을 만끽하는 길이다.
◇ 함께 둘러볼만한 곳
◇ 소래포구 가는 방법
제2경인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 남동I.C. - 남동소방서4거리 - 도림초교 - 소래포구
◇ 축제안내
* 행사명 : 제9회 소래포구축제
* 기간 : 2009.10.16 ~ 2009.10.19
* 장소 :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수변광장
◇ 여행 문의 : 소래어시장 032-446-2591
☞소래포구 자세히 보기
탱글탱글 살이 오른 ‘대하’ 드라마 인기절정
■ 충남 홍성 남당포구
가을만 살찌는 게 아니다. 가을바다에서 자란 대하에도 속살이 가득 찼다
쫀득쫀득 감칠맛 나는 대하가 통통하게 살 오른 속살을 공개했다. 바로 홍성 남당항에서다. 남당항은 작은 포구이지만 새조개, 광어 등 안면도와 천수만에서 건져 올린 수많은 해산물이 집산되는 곳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가을에는 그야말로 ‘대하의 천국’ 으로 통한다.
500m의 작은 포구 길에는 100여 곳의 새우구이집들이 들어서 있는데 주말이면 몰려드는 전국의 미식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 곳 대하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천수만 일대에서 잡히는 대하가 속이 꽉 차 단단하고 육질도 쫀득거리기 때문이라고. 고단백 스태미나 식품인 대하, 그를 먹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소금구이다.
싱싱한 대하를 벗겨 생으로 먹는 것도 별미. 머리부터 꼬리까지 맛있는 대하소금구이.
냄비 위에 굵은 소금을 깔아놓고 그 위에 금방 잡아 올린 펄떡펄떡 뛰는 대하를 쏟아 붓고 뚜껑을 덮으면 불그스름하게 대하가 익어간다. 팔딱팔딱, 하얀 눈 위에서 춤을 추는 듯 튀는 대하의 모습, 뿜어져 나오는 구수한 향기에 체면 둘째 치고 군침이 저절로 난다. 발갛게 잘 익은 큰 새우 한 놈을 벗겨 새콤달콤한 초장에 찍어먹으면, 교통 체증에 짜증났던 마음도 살살 녹는다. 특히나 천수만 낙조를 바라보며 불판위에 불그스름하게 익어가는 대하 소금구이의 그 맛은 아주 특별하다. 싱싱한 대하를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도 별미. 쫄깃쫄깃 소고기 육회를 먹는 것 마냥 살살 녹는 고소함이 그지없다.
◇ 함께 둘러볼만한 곳
◇ 남당포구 가는 방법
서해안고속국도 홍성 IC → 40번 국도→ 남당항 경부고속국도 천안 IC → 아산 → 21번 국도 → 예산 → 서부(남당리)
◇ 축제안내
* 행사명 : 2009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 기간 : 2009.09.05 ~ 2009.11.01
* 장소 : 충남 홍성군 남당항
◇ 맛집 : 남당항에 일렬서 대하요리집이 늘어서 있다. 대하 뿐 아니라, 철마다 새조개, 쭈꾸미, 활어회 등을 신선하게 맛 볼 수 있다. 대하 1kg에 3만3천원. 포장은 2만 7천원 정도.
◇ 여행 문의 : 홍성군 문화관광과 041-630-1362
속이 꽉 찬 ‘태안 가을 꽃게’ 가 풍어요!
■ 충남 태안 채석포구
꽃게 풍년을 맞은 태안, 꽃게를 든 아주머니 얼굴에도 꽃게웃음이 피어난다
올해 태안은 가을철 꽃게가 대풍을 맞았다. 먼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와는 달리 껍데기가 단단해 속이 알찬 태안 꽃게는 맛과 영양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태안의 아담한 항구마을인 채석포는 태안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꽃게명소다. 최근에는 이름까지 채석포 꽃게와 대하마을로 바꿨다.
각양각색의 요리법으로 즐기는 꽃게요리. 가을에는 살이 포동포동 오른 꽃게찜이 일품
채석포에서 맛보는 꽃게요리는 뭐니 뭐니해도 꽃게찜. 속이 꽉 찬 꽃게를 증기로 쪄서 먹는 찜은 고소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 맛에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할 감흥을 남긴다. 애호박을 넣고 끓인 꽃게탕도 별미.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에 사시사철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는 꽃게 말고도 대하, 우럭, 광어, 농어 등의 신선한 횟감이 연중 즐비한데, 주민들이 직접 잡아 팔기 때문에 싼값에 자연산 고급 어종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 함께 둘러볼만한 곳
◇ 채석포구 가는 방법
◇ 여행 문의 : 태안군청 041-670-2114
◇ 맛집 : 채석포에는 주인이 직접 잡아 파는 횟집들이 가득하다.
‘전어’ 굽는 냄새가 솔솔, 집나간 며느리는 돌아올까?
■ 충남 서천 홍원항
아기자기한 포구인 홍원항을 가장 유명케 하는 것은 가을에 나는 전어다
가을 전어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히기에, 오죽하면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고 했을까. 또한 얼마나 맛있으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해 돈 전(錢)자를 이름에 붙여 전어라 했을까. 미식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다른 회들은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최고 경지에 이른 가을 전어. 싱싱한 전어 접시에 안주삼아 갈매기 구경도 할 수 있는 서천의 홍원항에 가보자. 홍원항은 바다로 뻗은 방파제와 희고 빨간 등대가 있어 풍경 또한 아름답다. 일단 항에 들어서면 전어 굽는 냄새부터가 입맛을 잡아끈다.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 이라는 말처럼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전어
전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기름기가 많아, 구울 때 나는 고소한 냄새가 1㎞ 거리까지 퍼진다고 하니 그 치명적인 유혹을 이길 사람 얼마나 될까. 설사 맛 여행을 목적하지 않았더라도 주머니에 만 원짜리 몇 장 있으면 떡 하니 기분 좋게 내놓을 정도. 사철 나는 고기지만 굳이 가을에 전어가 인기 좋은 이유는 3~8월까지 산란기가 끝난 전어가 9월~11월까지 몸에 살이 오르면서 비린내가 얕아 지고 차진 맛이 살아나기 때문. 그 맛의 절정은 10월~11월인데 바로 지금이다. 회, 무침, 구이 등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입을 기쁘게 해주니 전어는 살은 물론 잔뼈도 함께 씹어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혀끝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 이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다.
◇ 함께 둘러볼만한 곳
◇ 홍원항 가는 방법
서울-대전(회덕IC)-호남고속도로-논산(연무IC)-강경(국도 29호) -한산-서천(지방도607호)-비인검문소 -춘장대해수욕장
◇ 맛집 : 홍원항 입구의 현화네횟집(041-952-3553), 마량항 돌고래횟집(041-952-2388) 등이 잘한다.
◇ 여행 문의 : 서천군청 041-950-4114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